'인사동시대'를 연 신아일보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칼럼을 기획했습니다. 매일 접하는 정치‧경제 이슈 주제에서 탈피, '문화콘텐츠'와 '경제산업'의 융합을 통한 유익하고도 혁신적인 칼럼 필진으로 구성했습니다.
새로운 필진들은 △전통과 현대문화 산업융합 △K-문화와 패션 산업융합 △복합전시와 경제 산업융합 △노무와 고용 산업융합 △작가의 예술과 산업융합 △글로벌 환경 산업융합 등을 주제로 매주 금요일 인사동에 등단합니다. 이외 △푸드테크 △취업혁신 △여성기업이란 관심 주제로 양념이 버무려질 예정입니다.
한주가 마무리 되는 매주 금요일, 인사동을 걸으며 '문화와 산책하는' 느낌으로 신아일보 '금요칼럼'를 만나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지속됐고 오전에 30도가 넘는 날도 많았다. 지역에 따라서는 열대야 현상이 한달 이상 나타나 힘든 일상을 보내기도 했다. 말복이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지고 처서부터는 새벽에 이불을 찾는다는데 이번 여름은 9월이 다가와도 더위가 꺾일 줄 모른다.
외신들도 경쟁하듯 세계 곳곳에서 40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을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벨리 지역은 7월16일 공식 최고기온인 54.4도를 기록했다. 중국은 52도, 이탈리아는 46도를 넘었다. 현재 겨울철인 아르헨티나는 2일 30.1도를 기록, 유례가 없는 이상 기온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7월이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고 지구 평균 기온도 7월25일 17.14도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 1979년부터 2만개의 기상 관측소, 선박 및 위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측정 이후 최고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구 평균 기온을 1.5도에서 억제하자는 국제적인 노력이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7월27일 구테흐스 UN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나고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경고했다. ‘지구 열대화’라는 표현은 과학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자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언론들은 수긍하고 있다.
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1도 상승했다. 산업화 이전의 지구 평균 기온인 16도에서 1.5도가 상승하는 시점도 2050년에서 2040년으로 10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기온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5년 내 1.5도 이상 높아질 확률이 6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 변화는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면 물부족과 에너지 소비 증가, 식량 생산 차질을 빚게 된다. 인간의 노동 능력에도 영향을 미쳐 생산성에 악영향을 준다. 자연재해가 늘어날수록 경제 활동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데 이를 기후 인플레이션(Climateflation)이라고 부른다.
지난 5월 유럽중앙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121개국의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상 기온이 식료품과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지금의 추세라면 2035년에는 지구 온난화로 세계 식품 물가 상승률이 3%p(포인트) 더 높아진다고 전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이상기온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에 해당하는 190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전 세계 쌀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는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자 7월부터 쌀 수출을 금지했다. 연간 곡물 수요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곡물 가격 급등과 식량 보호주의 움직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최근 유가 상승마저 더해진 우리로서는 당장 추석 물가 관리부터 신경써야 할 시점이다.
‘지구 열대화’ 시대가 미래의 예측이 아닌 현실이 된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남은 인생에서 가장 서늘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라는 어느 과학자의 경고가 더 무섭게 다가오는 9월의 아침이다.
/ 김영우 (사)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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