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약 24조원 규모의 신개념 기능성 소재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이를 통해 ESG 경영강화와 신성장동력 마련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항균 유리·수용성 파우더를 개발하고 신개념 기능성 소재 사업을 신규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유리 파우더란 유리를 분쇄해 얻는 미세한 입자다. 유리계 소재의 경우 화학적·열적·변색 안정성뿐 아니라 우수한 내구성을 갖췄다.
LG전자는 1996년부터 유리 파우더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출원한 유리 파우더 관련 특허는 219건에 달한다. 경남 창원 스마트파크에 연간 4500톤 규모의 생산 설비도 갖췄다.
기능성 유리 파우더는 2013년 북미에 출시된 오븐에 첫 적용됐다. LG전자는 오븐 내부의 금속 표면을 기능성 유리 파우더로 코팅해 내부 세척을 간편하게 하는 ‘이지클린’ 기능을 선보였다.
LG전자는 △항균 작용을 하는 ‘항균 유리 파우더’ △물에 녹아 해양 생태계 복원 등에 적용 가능한 ‘수용성 유리 파우더’로 기능성 소재시장 공략에 나선다.
LG전자는 항균 성능을 갖는 유리 파우더를 개발해 지난해부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LG 가전에 항균 유리 파우더를 적용했다. 신체와 자주 접하는 손잡이와 같은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할 때 첨가했다. 항균 유리 파우더는 플라스틱, 섬유, 페인트, 코팅제 등 다양한 소재를 만들 때 첨가하면 항균 및 항곰팡이 성능을 갖출 수 있다.
LG전자는 또 항균 유리 파우더의 강점인 유리소재 성분을 정밀하게 방출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수용성 유리까지 개발했다. 수용성 유리는 물에 녹으면 무기질 이온 상태로 변한다. 이는 바닷속 미세조류와 해조류 성장을 도와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 적조 현상이 발생할 때 바다에 살포하는 황토의 대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LG전자의 기능성 소재시장 진출은 ESG 비전인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을 실현하기 위한 일환이다. LG전자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정관 변경을 통해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한 바 있다. LG전자는 해양 생태계 복원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유리 소재가 가진 고유한 한계를 뛰어넘어 활용 영역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며 “기능성 소재 사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며 ESG 경영을 가속화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22일 부산시에서 열리는 ‘2023 부산해양주간’에 참여해 ‘해양 환경 개선을 위한 유리의 재발견’을 주제로 차별화된 기능성 소재 신사업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