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스코가 HMM을 인수한다면…
[기자수첩] 포스코가 HMM을 인수한다면…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3.1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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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HMM이 새 주인 물색에 한창이다. 공식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되며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CJ그룹, LX그룹, SM상선 등 여러 기업들이 인수 물망에 올랐다. 여기에 꾸준히 거론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재계 서열 6위 포스코그룹이다.

만약 포스코가 HMM을 인수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포스코의 HMM 인수설은 꽤나 해묵은 떡밥이다. 6조원에 가까운 HMM의 몸값을 지불할 여력이 있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시너지 효과는 분명하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암모니아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와 원유 등 다양한 수출 물량에 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 포스코는 3월 포스코터미날의 이름을 ‘포스코플로우’로 바꾸고 계열사 내 물류 기능을 통합한 바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현재로서는 HMM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상황은 또 어떻게 변화될 지 알 수 없다.

포스코는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발표하고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을 7대 핵심사업으로 낙점했다. 다양한 신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해운물류 분야와의 잠재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크다.

포스코는 지난 2020년 물류통합 운영법인 자회사 ‘포스코GSP’ 출범 방안을 밝히면서 물류주선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해운업계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포스코의 HMM 인수 가능성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인없는 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간접적으로나마 포스코를 압박한 셈이다.

이에 포스코는 오는 17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정우 회장 라인업' 강화로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KT 구현모 대표가 외부 압박에 연임을 포기한 것을 거울삼아 우호적 인사들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HMM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최대한 빠른 HMM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인 만큼 포스코의 HMM인수는 강력한 ‘딜’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SK텔레콤은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확정했다. 분위기는 싸늘했다. 당시 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연간 2000억에 달하는 적자를 내던 상황이었다. 인수를 포기한 현대중공업, STX, 효성그룹이 승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 만큼 당시 SK의 하이닉스 인수 과정에는 정부의 개입(?) 설이 돌았다. 포스코가 HMM 인수 가능성이 생기는 이유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임기는 이제 딱 1년 남았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SK하이닉스는 SK그룹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의 HMM 인수도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