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환경 파괴의 주원인 중 하나로 현대인들의 늘어난 육류 소비를 꼽는다. 소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기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27㎏에 달한다. 쌀과 같은 곡물은 1㎏을 얻기 위해 이산화탄소 약 2.5㎏을 배출한다. 고기 생산이 곡물 생산보다 약 20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시키는 것이다.
전세계 약 15억 마리의 소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는 한국, 독일, 영국,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브라질 등 8개 국가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보다 높다. 또한 소고기 1㎏을 얻기 위해서 곡물 사료 약 7kg이 필요하고 물은 15.5톤(t)이 필요하다. 인류는 고기를 얻기 위해서 엄청난 에너지를 중복 사용하고 막대한 량의 탄소 배출을 일으켜 지구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탄소 배출량 ‘제로’라는 목표를 위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기후테크’ 기업들이 속속 성장하고 있다. 기후테크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의 해법을 연구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후테크 기업으로는 축산업을 대신할 대체육 기업, 친환경 에너지 기업,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수소 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면서 기후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프라이스워터쿠퍼스(PwC)에 따르면 기후테크 분야의 투자는 2013년 약 4820억원에서 2019년 약 18조55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후테크 분야의 투자는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증가율보다 약 3배 정도 높다. 기후테크는 2020년대 이후 벤처 투자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식물성으로 만들어 고기를 대체하는 푸드테크 기술인 '대체육'은 앞으로 지구를 지키는 중요한 시장이자 대표적인 기후테크 분야로 보고 있다.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는 2020년 주요 기술 트렌드로 식품 대체육을 꼽았다.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23년까지 약 27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대체육의 선두주자 미국 임파서블푸드는 기업 가치가 약 4조6500억원으로 성장했다.
세계 각국에서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자동차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4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중국·독일·이스라엘 등은 2030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상황이다. 서울시도 2035년부터 휘발유·경유차 등 내연기관차의 등록을 불허키로 했다.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대표기업들은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점차 확대하며 탄소배출 제로를 지향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 오염을 줄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점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기후테크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우리나라도 기후테크 관련 분야에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국에 기후테크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해 기후테크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후테크 시범사업 및 테스트베드를 육성해 기후테크 산업경제를 조성해야 한다. 기후테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환경을 조성한다면 우리나라는 점차 기후테크 분야를 선도하는 허브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안병익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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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