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함' 내세운 토스·카카오페이증권, 경쟁력은 '갸우뚱'
'간편함' 내세운 토스·카카오페이증권, 경쟁력은 '갸우뚱'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1.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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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접근성·투자 간편성은 최고…연내 서비스 추가 기대
기능 혁신성은 부족…신규 고객 창출만으론 경쟁력↓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새로운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간편한 디지털 플랫폼과 서비스로 투자가 생소한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들 증권사가 기존 서비스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이지 않는 이상, 기존 증권사를 이용하던 고객을 이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이 때문에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이들 증권사가 유의미한 경쟁력을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지난 15일 기준 390만 계좌를 유치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 종목 검색이나 정보 제공 측면에서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을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정확한 종목명을 몰라도 브랜드나 제품 등의 키워드 검색으로 종목을 찾을 수 있도록 했고, 고객이 관심있는 종목과 관련해 주요공시나 이슈가 발생할 경우 앱 푸시 등을 통해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또 토스 앱에서 바로 MTS에 진입할 수 있어 기존 토스 사용자라면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다는 점도 토스증권의 장점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작년 2월 출범 이후 올해 3분기 말 기준 518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MTS 없이 펀드 투자와 자산관리 서비스 만을 운영해 이뤄낸 성과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호환성이 카카오페이증권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카카오페이 플랫폼과도 연결돼 있어, 투자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나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사용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소액 투자 서비스도 인기다. 고객은 카카오페이의 결제 서비스와 펀드를 연결해, 결제 후 남은 잔돈으로 사용자가 지정한 펀드에 자동투자하는 '동전 모으기'와 결제하고 받은 리워드로 자동투자하는 '알 모으기'를 통해 소액을 곧바로 투자할 수 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증권은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오픈을 목표로 국내 주식∙해외 주식∙ETF 투자가 동시에 가능한 MTS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자산이 있거나 금융을 잘 아는 사람만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일상 속에서 플랫폼을 통해 소액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들 증권사가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만으론 기존 증권사와 비교해 유의미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기존 증권사 고객의 경우 타 플랫폼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않는 이상 거래를 이전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대형 증권사 MTS 역시 충분히 고도화된 만큼 플랫폼 기반 증권사의 서비스가 큰 차별성을 보이긴 어렵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확실히 토스증권이나 카카오페이증권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기존 증권사 앱보다는 고객 접근성이 클 것"이라면서도 "기존 증권사 고객들은 다른 플랫폼에서 획기적인 기능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면 거래 매체를 쓰던 걸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대형사 MTS의 경우에는 거의 비슷하게 고도화돼 있어서 플랫폼 기반 증권사라고 한들 차별적인 서비스를 구현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개인 고객 중 신용거래를 하는 비중이 큰데, 이들 고객은 신용 거래분을 청산하고 나서 주식이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플랫폼 이전이 쉽지 않다"며 "신용을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 역시 기존 증권사와의 거래가 쌓이며 등급 혜택 등 여러 가지 서비스를 받아왔던 만큼 기존 증권사와의 거래 고객을 뺏어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결국 MZ세대와 같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한 후 이들이 자산을 키워 주요 고객군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 때까지 통상 10년 가량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