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투자형 ISA로 국민 재산형성 지원해야"
금투업계 "투자형 ISA로 국민 재산형성 지원해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6.0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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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기예금 평균금리 0.8%…안전 중심 자산 축소
'합리적 위험자산 편입·비과세 활용' 등 필요성 주장
금융투자협회가 1일. (사진=홍민영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왼쪽 다섯 번째)이 1일 '투자형 ISA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홍민영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투자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도입해 국민의 적극적인 재산형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년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0.8%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안전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는 자산을 축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투업계는 위험자산을 합리적으로 편입하고, 비과세 등을 활용해 국민 노후자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금융투자협회는 이광재·김병욱 의원실과 공동으로 '투자형 ISA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투자형 ISA는 예금성 투자 및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한정된 투자 대상에 상장 주식·채무 증권 등을 포함하고, 이들 상품의 투자로 발생하는 양도차익 및 이자·배당 소득에 비과세를 적용하는 제도다.

이번 세미나는 국민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투자상품 전용 장기투자 세제상품의 도입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산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필수적"이라며 "가계 자산이 자본시장에 유입돼 장기간 머무를 수 있도록 국민 통장인 ISA에 정부의 적극적 세제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0~2008년 국내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약 5% 수준이었지만, 작년에는 0.8%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자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저축으로 30년 운용해 기대할 수 있는 자산규모는 정기예금 금리가 5%에서 0.8%로 하락했을 때 약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ISA는 예·적금 중심으로 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말 기준 ISA 전체 잔고 중 예·적금(5조4000억원) 비중이 71.9%로 가장 크고, 환매조건부채권(RP)·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포함한 안전자산 비중이 81.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한 계좌에 예금과 투자성 상품을 모두 포섭하는 방식으로 ISA를 운용할 경우 예·적금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재 구조가 바뀌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고, 해외사례를 참조해 투자성 상품의 활용도를 높일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황 연구위원의 생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일 발제. (사진=홍민영 기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오른쪽 첫 번째)이 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투자형 ISA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를 발표했다. (사진=홍민영 기자)

구체적으로 ISA의 유형을 영국모델처럼 가입목적에 따라 안전자산 위주 '일반형 ISA'와 자본시장 투자 전용 '투자형 ISA'로 전면 개편하고, '투자형'에 대해서는 수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황 연구위원은 "금융투자회사들은 개인투자자 및 가계에 투자위험 대비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해 가계로부터의 머니무브 매개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택이 적정한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등 선택 유인을 부여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투자형 ISA에 대한 세제지원을 통해 투자자들의 가입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주제 발표 이후 열린 패널토론을 통해 "2023년 금융투자소득 과세제도 도입으로 비과세 한도 등에서 현재 ISA 상품이 유명무실하게 될 수 있으므로, 장기투자에 대한 과감한 세제 혜택 지원 등을 위해 ISA에 대한 과세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대표로 참여한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 담당도 "올해 신규 도입된 투자 중개형 ISA 가입자 수가 3개월 만에 58만 계좌에 달하는 등 투자상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절한 세제 지원을 통해 부동산과 예·적금에 편중된 가계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또한 최근 저금리 시대에서 커지고 있는 국민적 투자수요를 반영해, 우리나라에 적합한 ISA 상품을 만들어 투자자들의 자산형성에 적극적인 도움을 줘야한다고 봤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투자소득 과세 도입 시 ISA의 투자 유인 저하 가능성에 동의하며, ISA의 국민자산 형성 기능 강화를 위해 투자 유인이 높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