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시너지 창출 위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 적극 검토
우리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작년 당기순이익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연초 우리금융 주가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비용 지출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은행에 편중된 사업 구조가 실적을 끌어내렸다. 다만, 우리금융이 그룹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계열 회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주식은 지난 10일 종가 기준 958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0.73% 높은 수준으로, 같은 기간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4.43%와 7.18%, 9.86%씩 오르며 우리금융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우리금융의 작년 연간 실적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2019년 실적을 밑돌면서 주가도 힘을 받지 못했다. 우리금융의 작년 순이익은 1조3073억원으로 지난 2019년 1조8720억원 대비 30.2% 줄었다.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인한 판관비와 사모펀드 관련 배상금,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등 비용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우리은행에서 486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약 2000억원의 비용이 들었고, 라임 관련 배상 비용 580억원 및 코로나19 충당금 535억원 가량이 발생하는 등 비경상적 요인이 작년 4분기 중 많이 일어났다"며 "일회성 요인을 제거한 경상 기준으로는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작년 우리금융캐피탈(전 아주캐피탈) 염가매수 차익으로 발생한 일회성 이익은 추가 충당금 적립과 사모펀드 관련 비용인식,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 발생으로 상쇄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증권사와 같은 비은행 계열사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KB·신한·하나금융그룹 등 여타 금융지주의 실적을 끌어올린 동력은 이들 계열사였지만, 우리금융에는 핵심 비은행 계열사가 없다.
다만, 우리금융이 계열사 확보에 성공할 경우 큰 폭 수익 증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인수합병(M&A)으로 발생하게 될 계열사 이익도 올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여기에 올해는 작년 우리금융캐피탈을 인수한 데 따른 영업이익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을 효율화해 증익 구조를 더욱 견고히 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CIR은 지난 4분기 기준 55%로 KB금융(54.7%)과 신한금융(45.2%), 하나금융(45.3%)보다 높다. CIR은 은행의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에서 인건비 등 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경영 비효율성이 큰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및 디지털화를 통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으로 다수 업무를 전산화해 필요 이상의 경비를 줄이고, 인력을 효율화해 CIR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우리금융은 올해 디지털·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을 확장해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나 종합지급결제업자와의 경쟁에 대비해 AI와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중장기 경영전략에 환경·사회·지배구조를 핵심요소로 반영해 이를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수소연료전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확대해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정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