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주 물량 확대·자회사 대림건설 실적 상승 주시"
DL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새 출발을 알린 DL이앤씨 주가가 지난달 재상장 후 힘 빠진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DL이앤씨가 건설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게 된 점에 주목하면 주가 반등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작년 수주 실적 확대와 자회사 대림건설의 성장세가 DL이앤씨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DL이앤씨 주식은 11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 거래일 종가 11만7500원 대비 0.8% 하락한 수치다.
DL이앤씨는 올해 DL그룹 지주사 전환과 함께 석유화학 부문을 떼어내고, 지난달 증시에 재상장했다. 재상장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25일에는 종가 12만7500원을 기록했는데, 현재 주가 수준은 이때보다 8.6% 낮아졌다.
DL이앤씨 주가가 재상장 후 초반 약세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기업 분할에 따라 건설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 구조는 장기적으로 DL이앤씨 경영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그간 복합기업으로 인식돼 주가가 저평가된 부분이 있는데, 이번 분할로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는 자체 사업을 많이 계획 중으로, 건설 부문에서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사업부가 건설과 화학 등으로 공존했는데, 화학 부문 분할로, 투자와 수주 등을 건설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작년에 일감을 많이 따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점도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도 "건설과 화학이 동시에 있어 주가 벨류에이션이 다소 박하게 적용돼 그간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이번 분할로 그간 저평가된 부문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상승세를 보이는 자회사 대림건설도 DL이앤씨 주가에 힘을 보태는 요소로 언급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1781억원을 거두며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DL이앤씨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8050억원이었고, 대림건설 별도 영업이익이 2291억원이었다. 대림건설 실적이 DL이앤씨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림건설의 분양 물량과 실적 등도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DL이앤씨 연결실적에 반영되는 요소로, 주가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급 기조 확대로 주택 수주 기회가 늘어난 점도 주가 상승 기대를 높인다. 정부는 지난 4일 수도권 32만호를 포함해 전국 총 83만호를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이동헌 연구원은 "정부의 공급 기조도 건설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DL이앤씨와 대림건설 모두 수주 기회가 늘어나는 점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기룡 연구원도 "규제에서 공급으로 돌아선 정부 기조 또한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건설주 자체에는 대체로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