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오뚜기 식품위생 논란에 전전긍긍
식품업계가 연 초부터 오너리스크와 식품위생 논란으로 여론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회사자금 유용 혐의로 오너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는 업체들부터 주스에서 이물질이 검출되거나 봉지라면에서 장갑이 나오는 등 위생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맥주 캔을 납품 받을 때 박태영 부사장이 대주주인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어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 방법 등을 동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회사 법인을 비롯해 박태영 부사장, 김인규 대표이사, 김모 상무 등 경영진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 지분 27.66%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갚기 위해 납품업체에 서영이앤티를 부당하게 끼워 통행세를 거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에 대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삼양식품 경영진은 지난 25일 내부거래와 회사자금 유용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창업 2세인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전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정수 사장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지출 결의서와 세금 계산서 등을 허위로 작성해 공금 49억원 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오너리스크가 반복되는 것을 두고 업계 내에서는 창업주 일가의 독선적인 경영구조가 문제라고 말한다. 외부 견제가 없다보니 내부거래나 갑질 등의 병폐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지적이다.
식품위생 논란도 불거졌다. 남양유업은 어린이 전용 주스인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에서 곰팡이가 나오는 사건으로 해당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남양유업은 유통과정에서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뚫리는 핀홀(Pin Hole)현상이 발생했고 이곳을 통해 내용물과 외부공기가 접촉하면서 곰팡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이번 사건으로 카토캔 포장재를 사용하는 제품 모두를 플라스틱 등 대체제로 교환했다.
오뚜기는 '진짜쫄면' 봉지라면에서 때와 얼룩이 묻은 흰 면장갑이 나와 곤혹을 치르고 있다. 피해 소비자로부터 신고 접수를 받은 지방자치단체인 평택시는 오뚜기 평택공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만간 오뚜기에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하지만 식품 위생 신뢰가 한번에 무너진 탓에 빠른 시일 내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