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반민족 행위자 63명이 국립현충원 또는 국립묘지에 안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연제)이 20일 국가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친일 반민족 행위자 국립묘지 안장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2005~2009년)가 공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11명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김백일, 김홍준, 백낙준, 심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등 7명은 국립서울현충에 안장돼 있다.
김백일은 만주군 상위, 만주군 한인특설부대 부대장 출신이다. 6·25당시 제1군단장으로 참전, 무공훈장 태극장을 받아 현충원에 안장됐다.
김홍준 역시 만주군 상위 출신으로 간도 특설대에서 복무했다. 남조선국방경비대 총사령부에 근무하면서 순직해 안장자격을 취득했다. 현재는 위패만 안장돼 있다.
백낙준은 연희전문학교 교수이자 기독교 신문 이사 및 편집위원의 친일행위를 했다. 제2대 문교부 장관을 역임하며 국가사회공헌을 이유로 안장자격을 취득했다.
심응균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군 소좌로 활동했다. 해방이후 육군 중장을 역임하며 안장자격을 취득했다.
신태영 역시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군 중좌로 활동한 친일인사다. 6·25 전에서 전북편선관 구사령관으로 참전하고 이후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이응준은 일본군 대좌 출신으로 시베리아 간섭전쟁에 참전했다. 6·25당시 수원지구 방위사령관으로 참전했으며, 이후 체신부 장관을 역임, 현충원에 안장됐다.
이종찬은 일본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금치훈장까지 수여받았지만, 6·25 당시 육군 수도경비 사령관으로 참전,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이유로 현충원에 안장됐다.
국립대전현충원에는 김석범, 백홍석, 송석하, 신현준 등 4명의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안장돼 있다. 이들은 모두 장관급 장교 출신이다.
김석범은 만주군 상위 출신으로 만주국 훈6위 주국장을 수여받았고, 백홍석은 경성 육군병사부 과장 출신으로 재향군인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송석하는 간도특설대 중대장 출신으로 만주국 훈5등 경운장을 수여받았으며, 신현준은 간도특설대 창설기간 장교를 지내고 만주국 훈6위 경운장을 수여 받았다.
이 외에도 비영리 민간 연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 인사 중 52명도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현충원에 37명, 대전현충원에 26명이 각각 안장돼 있다.
문제는 이들의 이장을 강제할 수 있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독립유공자로 인정된 서훈이 취소되는 경우 이장을 한 사례는 있다.
앞서 박성행, 이동락, 김응순, 박영희, 유재기, 윤익선, 이종욱, 임용길, 김홍량 등 9명은 독립유공자 서훈 취소돼 국립묘지 안장자격을 상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국립묘지 밖으로 이장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는 과거사 청산이 미흡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며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국립묘지 밖 이장은 국민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부산/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