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는 홍콩H지수…7000선 코앞
다시 살아나는 홍콩H지수…7000선 코앞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5.20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밸류업·부동산 부양책 등 정책 기대…"7500까지 상승 여력"
7000선 유지 시 8월 만기 ELS 손실 탈출
홍콩 시내. (사진=연합뉴스)
홍콩 시내. (사진=연합뉴스)

홍콩H지수가 7000대를 눈앞 두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홍콩H지수가 7500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하는 상황인데, 이에 따른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축소 여부가 주목된다.

20일 증권 업계 등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17일 종가 기준 6934.70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올해 최저였던 지난 1월22일(5001.95) 대비 38.6% 오른 것이다. 또 지난해 4월18일(종가 기준 7002.91) 이후 약 1년 만에 회복했다.

그동안 홍콩H지수는 내림세를 보였다.

홍콩H지수 하락 원인은 △주요 구성 요소인 기술주 약세 △글로벌 이슈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반영 등이 이유로 꼽힌다. 홍콩 주식에 상장된 기업 대부분은 중국 기업으로 중국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

먼저 2021년 중국 정부 빅테크 규제가 강화되면서 홍콩H지수에서 35%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기술 부문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또 같은 해 1월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중국 방위산업과 기술 연계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 발효에서 비롯된 미‧중 갈등 발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및 무역 분쟁 등으로 지속되는 미‧중 갈등의 장기화도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부동산 리스크로 인한 성장 동력 저하 등에 따른 중국 시장에 대한 부정적 요인도 반영됐다.

그러나 최근 홍콩H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주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상승에 따른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지난달 말 중국 정치국회의 전후로 부동산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일본증시 강세와 미국 기술주 장기 투자 전략이 최근 후퇴하는 모습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부가 개입하는 등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또 미국은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5%까지 올랐고 일부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예상 실적 하회에 조정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지난 1월 국유기업 시총 관리 강화를 발표한 데다 4월엔 중국판 밸류업인 '신(新) 국 9조' 기대감, 부동산 부양책 등으로 홍콩 증시가 상승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신 국 9조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환원 정책강화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중국 밸류업 프로그램 적용 대상은 국영기업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적용대상을 민간기업을 포함한 모든 상장기업으로 확대됐다.

한국판 밸류업 프로그램과 차이는 신 국 9조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패널티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강제성을 가진다.

또 중국은 지난달 말 정치국회의에서 2024년 전약후강 형태의 경기 부양책과 부동산 경기(주택가격) 하향 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확인하면서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증권가는 홍콩H지수가 75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미국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일본도 정부의 환 개입으로 주식시장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어 홍콩 증시 강세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2년 초 밸류에이션까지 회복되면 지금보다 15% 오른 7500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은 홍콩H지수가 7000 수준을 유지하면 8월 만기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 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은 손실을 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수 상승세가 이어져 7500선을 돌파할 경우에는 7월 만기 상품, 8000선을 넘어서면 6월 만기 상품 모두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