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클럽’ KB금융, 리딩금융 수성…‘비은행’ 약진
‘5조 클럽’ KB금융, 리딩금융 수성…‘비은행’ 약진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5.02.0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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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순익 KB금융 5조782억원·신한금융 4조5175억원
은행은 신한이 6년 만에 1위 탈환…KB는 보험·증권 강세
(사진=각사)
(사진=각 사)

KB금융그룹이 경쟁자인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은행에서는 밀렸지만, 카드와 보험 등 비(非)은행 계열사 약진에 따른 비이자이익 성장세를 바탕으로 사상 첫 ‘5조 클럽’을 달성하며 업계 선두를 유지한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5조7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4조5948억원) 대비 10.5% 증가한 규모다. 지난 2021년 처음으로 4조 클럽을 달성한 KB금융은 불과 3년 만에 연간 순이익을 1조원 더 키웠다.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4조5175억원으로 1년 전(4조3680억원)보다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KB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는 약 56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과거 리딩금융 자리는 신한금융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2017년 처음으로 KB금융에 추월당하며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신한금융은 이듬해 왕좌를 되찾았으나 2년 만인 2020년 KB금융에 다시 선두를 뺏긴 뒤 2023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두 금융그룹 운명을 가른 곳은 보험과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였다.

우선 금융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서는 신한금융이 웃었다. 지난해 신한은행 순이익은 3조6954억원으로 전년(3조677억원) 대비 20.5% 급증했다. 신한은행이 은행권 선두인 ‘리딩뱅크’ 자리에 오른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반면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3조2615억원에서 3조2518억원으로 되레 0.3%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홍콩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 실적은 KB금융이 압승을 거뒀다.

KB금융은 손해·생명보험 모두 고르게 성장하며 보험 계열사에서만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KB손해보험은 1년 전보다 17.7% 증가한 8395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비은행 계열사 중 실적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은 주력 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순이익 5284억원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높은 10.6%의 비은행 실적 기여도를 기록했다. 다만 신한금융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신한EZ손해보험이 174억원 순손실을 내며 전년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카드 계열사의 경우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4027억원으로 전년보다 14.7% 늘었다. 반대로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7.8% 감소한 5721억원을 거뒀다. 순익 자체는 신한카드가 더 많았으나 성장세는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증권 계열사 성적표도 KB금융이 앞섰다. 신한투자증권이 1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2458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KB증권도 같은 기간 50.3% 늘어난 순이익 5857억원을 거두며 체급 차이를 나타냈다.

지난해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실적 기여도는 40%로 전년(33%) 대비 7%포인트(p) 확대됐다. 반면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35%에서 25%로 10%p 하락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 “신한금융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는데 이는 카드, 캐피탈, 신탁사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 부진이 원인”이라며 “향후 관건은 비은행 계열사 정상화 여부가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