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컴백…신동빈 회장의 롯데쇼핑 이사회 합류 '의미'
5년 만에 컴백…신동빈 회장의 롯데쇼핑 이사회 합류 '의미'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5.03.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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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주총에 사내이사 신규선임 안건 상정
책임경영 의지…부문별 사업 '속도감' 기대
올해 매출 14조·영업익 6000억 달성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사회 일원으로 롯데쇼핑 경영에 참여한다. 롯데쇼핑은 신 회장의 오너십을 토대로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를 통해 롯데쇼핑의 턴어라운드(실적반등)는 물론 신용등급 회복을 꾀할 방침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날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신 회장은 2019년 12월 롯데쇼핑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과도한 계열사 임원 겸직을 지적 받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2000년부터 약 20년간 사내이사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2006년부터 2013년까지는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이런 가운데 약 5년 만에 신 회장이 롯데쇼핑 이사회에 다시 합류하는 것이다. 이사회는 “비즈니스 전 분야에 걸쳐 대내외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다. 롯데쇼핑의 신사업 확장과 글로벌 비즈니스 추진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 있는 경영참여를 통해 향후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천사유를 밝혔다.

오너가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면 적재적소 투자를 기반으로 한 높은 사업 추진력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방향성이 확실하면서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더욱이 신 회장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도 이번 신 회장의 롯데쇼핑 이사회 복귀와 관련해 “그룹 주요사업 중 한 축인 유통사업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의 롯데쇼핑 복귀를 두고 백화점·마트·이커머스 등 각 사업부문별 목표 달성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 구현 △이커머스 전략 전환 △자회사 턴어라운드 본격화 △리테일 테크 트랜스포메이션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로의 도약 등을 6대 핵심전략으로 제시했다.

롯데백화점은 미래형 복합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를 육성하고 잠실점과 본점을 타운화한다. 롯데마트·슈퍼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를 활용한 풀필먼트센터를 중심으로 그로서리 경쟁력을 제고하고 슈퍼 가맹사업을 본격화한다. 롯데온은 버티컬 서비스로 흑자전환 발판을 마련한다.

롯데쇼핑은 특히 해외사업에 힘을 싣는다. 올해 싱가포르에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 헤드쿼터 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외 글로벌 소싱 기반 PB(자체브랜드)사업 활성화, RMN(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다양한 채널에 광고 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한다.

롯데쇼핑은 2030년 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이룬다는 포부다. 우선 2025년에 매출 14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거두고 2026년에 매출 15조2000억원, 영업이익 8000억원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롯데쇼핑은 신 회장의 의지 아래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고 실적을 개선해 신용등급 및 신뢰 회복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은 2018년 2월 AA+(부정적)에서 2019년 5월 AA(안정적), 2022년 2월 AA-(안정적)로 줄곧 하향됐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높은 금리로 자금조달할 수밖에 없고 계약·거래에서 불리한 조건을 제시받게 된다. 신용등급을 높이려면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 또 부채비율을 감소시켜야 하고 자산·자본이 증가돼야 한다.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자산의 실질가치 반영을 위해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롯데쇼핑의 토지 장부가가 17조7000억원으로 9조5000억원 늘었고 부채비율은 190.4%에서 128.6%로 61.8%p 축소됐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와 상반기 VCM(옛 사장단회의) 메시지를 통해 고강도 쇄신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매너리즘에 빠져선 안 된다. 새로운 시각에서 도전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10.23%(289만7158주)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쇼핑의 2대 주주다. 최대주주는 40.00%(1131만5503주)를 가진 롯데지주다. 다만 롯데지주의 최대주주가 신 회장(1368만3202주, 13.04%)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신 회장이 롯데쇼핑의 최대주주인 셈이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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