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현지생산 카드 만지작…현대차, HMGMA 투자
포스코, 미 신규제철소 투자계획…현대제철, 8.5조 투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504/2031561_1141627_738.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수입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향 마련에 나섰지만 리더십 공백상태인 만큼 기업들의 각자도생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을 통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선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를 비롯해 구리, 의약품, 목재 등은 제외됐다. 이미 25% 관세가 적용됐거나 3일 0시1분부터 발효되는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방위적인 관세 폭탄이 확정됨에 따라 수출 중심인 대한민국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에서 긴급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된 상호관세의 상세내용과 영향을 분석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미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에서 국가적 차원의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이에 기업들은 각자 살길 찾기에 나섰다.
앞서 한국 가전업계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식발표는 없지만 미국 현지 생산확대 카드를 고민하고 있다. 양사는 트럼프의 관세폭탄에 대응해 지난 2018년 미국에 마련한 생산거점에서 생산 품목 확대를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연간 세탁기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세탁기 120만대, 건조기 60만대 생산가능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이 소속된 로비 업체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지난달 17일자로 로비 및 컨설팅 업체인 ‘콘티넨털 스트래티지’와 계약했다. 이 업체엔 와일스 실장의 딸인 케이티 와일스가 근무한다. 콘티넨털 스트래티지는 ‘통신, 가전제품, 반도체 관련 활동과 공급망 및 무역 이슈 관련 활동’에서 로비를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5일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 구축을 위해 4년간 총 86억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6만대)을 시작으로 2010년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 올해 HMGMA(30만대)를 완공하며 미국에서 현재 1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선 HMGMA 20만대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총 50만대로 확대한다. 또한 앨라배마공장, 조지아공장 등 기존 공장도 고품질의 신차를 지속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설비의 현대화, 효율화 등 보완 투자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향후 120만대 생산 체제 기반을 확실히 다진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된 철강업계는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철강 수출액은 2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했다. 전체 철강 해외 수출의 10%가량을 차지하는 대미 철강 수출이 2억3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15.9% 줄어들면서 수출 감소를 견인했다. 아직 관세 부과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철강 수출이 줄어든 만큼 앞으로 국내 철강업계는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위기의식을 느낀 철강 업체들은 국내 철강 생산량을 줄이고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인도와 미국 등 철강 고성장, 고수익 지역에서의 현지 완결형 투자와 미래소재 중심의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 내 신규 제철소 등 대규모 투자 집행 계획을 공식화했다.
현대제철은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들여 2029년 상업생산한다는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한다.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현지에서 생산해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주력으로 공급, 나아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