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외사업 수주 가능성 높아…내년 실적 회복 기대
대우건설이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주력인 주택 부문에서 매출 감소와 원가율 부담이 지속하면서다. 올해도 줄어든 신규 수주와 주택 착공·분양 물량 감소에 외형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10조5036억원으로 전년 11조6479억원 대비 9.8% 줄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2%, 53.4% 감소한 4031억원과 2428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는 1년 전 13조2096억원보다 25% 줄어든 9조9128억원에 그쳤다. 작년 초 제시했던 목표 대비로는 매출(목표 10조4000억원)은 1% 늘고 신규 수주(목표 11조5000억원)는 13.8%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저하에는 △해외 플랜트 현장 착공 지연에 따른 매출 감소(작년 1분기) △미분양 매출채권 상각 및 토목 원가율 조정(2분기) △국내외 현장 원가율 조정(3분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 감소와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 및 일부 주택 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이 회사의 매출액은 2조64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5.6% 급증한 121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해외 인프라 사업에서 추가 원가가 발생했지만 일부 주택·플랜트 현장에서 준공 손익 개선과 베트남 토지 매각 매출 등이 반영되면서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투자부동산 처분 손실과 자회사의 아파트 자산 손상 차손, 기타 대손상각비 등 800억원 규모 영업외 비용을 반영하며 전년 동기보다 86.7% 쪼그라든 145억원에 그쳤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중 보였던 매출 감소 흐름은 이어졌으나 주택과 플랜트 부문의 원가율 개선이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대우건설이 주력 부문인 주택·건축 매출 감소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할 거라고 봤다. 작년 이 회사의 매출액 중 주택·건축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1%로 1년 전 61.9%보다 3.2%p 늘었지만 매출액은 7조2051억원에서 6조8418억원으로 5% 줄었다. 올해 대우건설이 제시한 주택·건축 부문 매출 목표는 5조3004억원으로 작년 실적보다 22.5% 감소했다.
다만 △이라크 알포 해군기지(1조8000억원) △리비아 재건(9000억원) △체코 원전(금액 미정) 등 올해 대형 해외 사업 수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턴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축·주택 부문 매출의 가파른 감소는 아쉽지만 작년 주택 분양분의 매출 상승에 따라 4분기부터는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분양 세대 수는 감소 추세인 만큼 우발 비용에 대한 우려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수주 및 착공, 분양 부족으로 전 사업 부문에서 외형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건축·주택 부문에서 2022년 이전에 착공한 현장 비중이 감소하며 원가율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 현장 또한 대응 가능한 수준에서 비용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우건설은 올해 목표로 매출 8조4000억원, 신규 수주 14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매출 목표는 작년 실적 대비 20% 적고 신규 수주 목표는 43.2% 많다. 영업이익 목표는 내놓지 않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매출 목표는 보수적으로 수립했으나 지속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신규 수주는 확대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 강화로 건설 시장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