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47대 대통령 당선이 미국 내 생산 인프라가 구축되거나 비즈니스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해외 의존도 축소, 중국과의 바이오패권 경쟁, 약가인하 등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트럼프 당선인이 보호무역주의·자국우선주의에 기초해 공급망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내 의약품 생산 공장이 있는 기업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2월 미국 뉴욕 동부 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해당 캠퍼스에 내년 1분기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목표로 ADC(항체-약물 접합체) 생산시설을 증설 중이다.
또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펼치는 기업들의 호재가 기대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디커플링(De-Coupling, 중국과 협력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 정책을 펼쳐 바이오패권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심화가 관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시행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을 흡수하는 등 반드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시작 단계이거나 규모가 크지 않은 CDMO 기업들에 기회가 돌아갈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게다가 미국 본토에 생산시설을 건설 혹은 인수할 여력이 없다면 수혜를 누리는 데 한계가 존재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와 함께 이미 미국에서 우수한 가격경쟁력으로 바이오시밀러·제네릭을 판매하는 기업들의 시장 확대도 점쳐진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다수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를 허가받아 출시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이 제약바이오 기업들 간 경쟁을 통한 약가인하를 도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 내 입지가 탄탄한 기업들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소재 바이오 기업 피나 바이오솔루션스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어 현지에서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인수한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옛 프로테오반트)로 미국을 공략 중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자국산 의약품 비중 상향, 중국과의 거래 제한, 자국민 사용 의약품 가격인하 중 어떤 정책기조에 대응할지 정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자국산에 초점을 맞췄다면 본토에 공장을 건설할 여지가 생긴다. 각각 개별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