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발목 잡던 금융권 망 분리 규제가 완화되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는 날개를 달았다.
특히 보험업계는 AI 연구소 출범은 물론 AI를 활용한 보장 내용 분석 등 보험설계사(FP) 영업 환경 개선 및 소비자 상담 채널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로 활용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부 침입으로부터 내부 전산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해야 하는 '망 분리 규제'는 지난 2013년 대규모 금융전산 사고가 발생하면서 도입됐다.
당시 랜섬웨어 등 해킹으로부터 금융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었지만 AI 등 첨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해묵은 규제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8월 '망 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금융사의 생성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을 허용했다.
최근에는 16개 금융사의 '클라우드를 활용한 생성형 AI의 내부망 이용'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해당 서비스는 생성형 AI를 내부 정보처리시스템과 연계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상담과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내부 임직원은 맞춤형 업무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규제 완화에 발맞춰 보험사들 상담 지원, 사기 탐지 등 전사업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보장 분석 AI 서포터'를 개발했다. 해당 서비스는 AI 기반 데이터 처리를 통해 방대한 양의 보장 분석을 쉽게 요약한 뒤 보험설계사(FP)에게 핵심 사항을 제공한다. 복잡한 보장 내용을 빠르게 분석해 주면서 상담 시간 단축은 물론 FP 실수도 줄일 수 있다.
특히 교보생명은 AI 혁신을 위한 전략적 인사를 단행했다.
실제 교보생명은 11일 인사 발표를 통해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장남인 신중하 상무를 AI 활용·고객의 소리(VOC) 겸 그룹 경영전략 담당 상무로 승진시켰다.
한화생명은 가장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있는 보험사 중 하나다. 2014년 빅데이터 태스크포스(TF)를 설립했으며 올해 6월에는 AI 연구소도 출범해 디지털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이달에는 글로벌 AI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AI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현지 내 대학과 AI 스타트업, 투자사 등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쌓을 계획이다.
이 밖에도 혁신금융서비스로 FP의 실전 같은 상담 훈련을 돕는 '고객맞춤형 화법 생성 및 가상대화 훈련 솔루션'이 지정됐다.
삼성생명은 10개의 음성봇을 통해 월 10만건의 콜을 처리하고 있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로 사람 115명분의 업무를 AI가 대체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상 거래와 보험사기 등도 AI가 탐지하고 있으며 심사지원과 설계사 활동 지원,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가 도입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I와 관련된 규제가 완화되면서 보험사들은 AI 도입에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이미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 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보는 단계고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