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MS와 AI 신사업…5년간 2조4000억 공동투자
LGU+, 초개인화 기술 집중…매년 5000억 투자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이 통신업계를 흔들고 있지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요금 인하 우려를 넘어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전략에 집중, 장기 성장동력 기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025년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며 통신요금 인하가 수면 위로 올랐다. 하지만 시장과 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강도 높은 요금 인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가계 통신비 부담은 이미 상당히 완화된 상태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2023년 기준 가계 통신비는 월 13만원 수준으로 소비지출 대비 비중은 5%까지 하락했다"며 "2008년 7%와 비교하면 부담이 크게 줄어든 수치"라고 설명했다. OECD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통신 요금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10GB 기준 한국의 통신 요금은 14.9달러로 OECD 국가 중 10번째로 요금이 저렴했다.
김 연구원은 "2015년 OECD 보고서 발간 당시 저렴한 통신요금 순위가 한국이 8~19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2024년 2~10위로 크게 향상돼 속도·네트워크 품질을 감안할 경우 통신요금이 더욱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미국에서 5G 어드밴스드 상용화를 선언했다"며 "국내에서 통신요금 인하가 아닌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독려가 더 강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통3사는 탄핵 정국의 리스크를 뒤로하고 투자 전략의 중심축을 AI로 옮긴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AI 사업 고도화를 위해 올해만 약 3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SK C&C와 운영하던 '엔터프라이즈 AT(AI 전환) TF(태스크포스)'를 'AIX사업부'로 개편하고 AI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 분야 분석 모델 및 제조 특화 AI 상품 개발 고도화에 집중한다. 2025년부터 1000억원을 투자해 리벨리온의 NPU(신경망처리장치), SK하이닉스의 HBM 메모리 등을 결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NPU 팜(Farm)을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통해 AI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KT와 MS는 향후 5년간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한다. 연간 약 4800억원이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KT는 이번 협력을 통해 AICC(AI 콘택트센터), IoT(사물인터넷),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공간, 에너지라는 5대 전략 신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8년까지 연간 4000억~5000억원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총 3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비핵심 사업인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와 K팝콘텐츠 플랫폼 '아이돌플러스' 등을 정리하며 LG AI연구원의 생성형 AI인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익시젠(ixi-GEN), AI 통화비서 익시오(ixi-O) 등 초개인화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17년 조기 대선 당시에도 통신 요금 인하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결과적으로는 선택약정 요금 할인 확대에 그쳤다"며 "이후 4차 산업 육성 정책이 강화 되면서 5G 조기 상용화에 나섰는데 2025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