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추경호 두고, 친한-친윤 갈등
'사의 표명' 추경호 두고, 친한-친윤 갈등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4.12.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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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권성동, 의총주재 후 "추경호 재신임"
'친한' 한지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표결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표결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폐기 직후 사의를 표명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추 원내대표를 재신임해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려는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추 원내대표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거부하는 친한(친한동훈)계가 맞붙었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추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탄핵안 표결이 무산된 직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친윤계 중진 권성동 의원이 나서서 "혼란스러운 시기에 원내지도부를 바꾸면 안 된다"며 재신임 안건 상정을 요청하고 '박수 추인'을 제안했다.

친한계인 한지아 의원은 손을 들고 재신임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 의원은 "추 원내대표가 결과적으로 여당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지 못했다"며 "우리 당이 18명 의원만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한 것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질타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봤을 때 (비상계엄 사태 당시와) 같은 원내대표가 계속 당을 끌고 가는 것은 맞지 않다. 새로운 원내지도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거수 표결에선 전체 78명 중 73명이 찬성,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이 결정됐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고동진·김건 의원 2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우재준·신동욱·김소희 의원 3명이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 이후 원내지도부 구성원들도 일제히 사의 표명을 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탄핵 정국에 대응하기 위해 한동훈 대표가 직접 추 원내대표의 복귀를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한 대표 측에서는 현재까지 추 원내대표의 복귀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 측은 새 원내지도부 선출 절차·시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일각에서는 비상 상황을 고려해 선거 없이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지난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의원 18명 중에서 '선수'가 높은 의원을 추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친윤계와 중진들이 '의총 재신임 결정'을 내세워 추 원내대표의 복귀를 요구할 경우 원내지도부 재신임 문제를 놓고 계파 간 갈등은 더 점입가경으로 치닫게 될 전망이다. 

mjkim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