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의 잇 와인 '샤블리', 마크롱 대통령-시진핑 건배주 '꼬똥 그랑시 그랑 크뤼'
아로마·바디감 매력, 산도·탄닌 적절한 밸런스…"韓 아시아 6번째 큰 판매국"
#넷플릭스 화제작 ‘더 글로리’에서 와인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온다. 빗속에서 박연진(배우 임지연) 남편인 하도영(정성일)은 자신이 받은 값비싼 와인 선물을 차에서 꺼내겠다며 우산을 들어달라는 운전기사에게 기분이 언짢았다. 와인을 꺼내주는 운전기사에게 그 와인을 가져가셔 마시라고 퉁명스럽게 얘기한다. 운전기사는 이런 걸 마셔본 적이 없다며 거절했지만 하도영은 가져가라면서 “(그 와인이) 백만원 이하는 아닐거다.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1만원짜리 와인 한 병을 사고 치즈도 좀 사라. 만원짜리 와인을 먼저 마시고 그걸(선물 받은 와인) 마셔라. 그럼 (와인을) 마실 줄 알게 될거다.”
다시 말해 와인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저렴한 것과 고급스러운 것의 입맛 차이는 확연하게 느낄 수 있을 거란 얘기다. 좋은 기회에 경험한 프랑스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 ‘루이 라뚜르(Louis Latour)’는 와알못(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부르고뉴(Bourgogne)’ 와인의 고급스러우면서도 풍성한 맛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게 해줬다.
![아영FBC를 통해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루이 라뚜르의 부르고뉴 와인 제품들. (왼쪽부터) 뿌이 퓌세, 부르고뉴 피노누아, 샤또 꼬똥 그랑시 그랑 크뤼, 알록스 꼬르똥, 샤블리. [제공=아영FBC]](/news/photo/202503/2020636_1132183_254.jpg)
최근 200년 이상 역사의 프랑스의 대표 부르고뉴 와이너리로 꼽히는 루이 라뚜르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 와인 1세대 수입사인 아영FBC가 준비한 자리였다. ‘와인은 곧 부르고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부르고뉴 포도밭의 경우 특급은 그랑 크뤼(Grands Cru), 1급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 마을급(Appellation Communale), 지방급(Regionale AOC) 등 4등급으로 구분된다. 루이 라뚜르는 부르고뉴 포도밭 중 단 2%에 불과한 특급 포도밭을 가장 많이 소유한 와이너리다. 1797년 설립 이래 가족 경영의 이 와이너리는 현재까지 7대에 걸쳐 부르고뉴 와인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있다.
브루노 페팡(Bruno pepin) 루이 라뚜르 세일즈·마케팅 디렉터는 “루이 라뚜르는 18세기에 설립된 와이너리로서 전통적인 양조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부르고뉴는 84개의 아펠라시옹 등급 체계가 있는데 우리는 100여종의 모든 등급 와인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아영FBC와 루이 라뚜르가 이날 마련한 시음 와인에는 △샤블리 2023 △뿌이 퓌세 2022 화이트 2종과 △부르고뉴 피노누아 2020 △알록스 꼬르똥 2022 △샤또 꼬똥 그랑시 그랑 크뤼 2016을 포함한 레드 3종까지 총 5종이 마련됐다. 부르고뉴 와인의 경우 보통 레드는 피노누아, 화이트는 샤르도네 품종을 고집하는 편이다.
첫 시음을 한 샤블리는 글로벌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즐겨 마시는 화이트화인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한 모금 마셔보니 상큼한 감귤향이 맴돌면서 적당한 수준의 미네랄과 산도가 꽤 인상 깊었다. 또 뿌이 퓌세의 경우 화이트와인 특유의 황금빛 색상이 아름다웠다. 샤블리와 비교해선 바디감은 상대적으로 더 묵직하면서도 질감은 부드러워 이색적인 느낌이었다. 마시고 나서도 잔향이 오랫동안 남았다.
토마스 리니에(Thomas lignier) 루이 라뚜르 경영 전문가는 “뿌이 퓌세는 산도가 훌륭한 샤르도네 와인으로서 미국에 최초로 수출된 뿌이 퓌세”라고 강조했다.
![브루노 페팡 루이 라뚜르 세일즈·마케팅 디렉터. [제공=아영FBC]](/news/photo/202503/2020636_1132186_2742.jpg)
![토마스 리니에 루이 라뚜르 경영 전문가. [사진=아영FBC]](/news/photo/202503/2020636_1132188_287.jpg)
세 번째로 맛 본 부르고뉴 피노누아는 짙은 루비색의 레드 와인으로 산도와 탄닌 수준이 적당해 가볍게 마시기 좋았다. 깔끔한 끝 맛 덕분에 함께 곁들인 봄나물 파스타와의 궁합이 썩 괜찮았다.
알록스 꼬르똥부터는 부르고뉴 레드 와인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알록스 꼬르똥은 루이 라뚜르가 수백 년간 소유한 포도밭에서 생산해온 대표 와인으로 꼽힌다. 아로마와 바디감은 직전에 마신 부르고뉴 피노누아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탄닌감 역시 부드러웠고 끝 맛은 약간의 우디함을 느꼈다. 실제 알록스 꼬르똥은 오크통에서, 부르고뉴 피노누아는 스테인리스통에서 숙성됐다.
절정은 샤또 꼬똥 그랑시 그랑 크뤼다. 특급 포도밭을 대표하는 꼬똥 그랑 크뤼에서 평균 수령 40년 이상 된 포도밭 4곳에서 최상급 포도로 선별한 명작이다. 이 와인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와인으로 유명세를 탔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9년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CIIE)’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을 즐겼는데 건배주로 샤또 꼬똥 그랑시 그랑 크뤼를 선택하면서 ‘마크롱의 와인’으로 알려지게 됐다.
시음 전 풍성한 꽃향기의 아로마로도 고급스러운 와인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바디감은 묵직했지만 부담스럽진 않았다. 산도와 탄닌의 밸런스는 좋았다. 오래 맴도는 잔향은 계속해서 시음을 해야할 것만 같은 그런 유혹을 일으켰다. 샤또 꼬똥 그랑시 크랑 크뤼는 제임스 서클링 99점, 와인 스펙테이터 96점이라는 거의 완벽한 점수를 받았다. 이날 맛본 2016 빈티지는 라인업 중 골드 빈티지로 꼽힐 정도로 품질이 훌륭하다. 참고로 베스트 빈티지는 ‘2015’라고 한다.
![루이 라뚜르의 화이트 와인 '샤블리' [사진=박성은 기자]](/news/photo/202503/2020636_1132194_3530.jpg)
![루이 라뚜르의 '샤또 꼬똥 그랑시 그랑 크뤼'. 페어링 메뉴로 한우채끝스테이크가 나왔다. [사진=박성은 기자]](/news/photo/202503/2020636_1132190_301.jpg)
한편 루이 라뚜르는 아영FBC 설립 초기부터 파트너사로서 끈끈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30여년간 부르고뉴 와인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기준 한국은 루이 라뚜르의 아시아 시장에서 6번째로 판매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