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밸런싱 효과 본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외연 확장 '속도'
리밸런싱 효과 본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외연 확장 '속도'
  • 정지은 기자
  • 승인 2025.02.18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미·EMEA 전략 전환 주효, 작년 매출 늘고 영업익 64% 급증
올해 라네즈·코스알엑스 입지 확대, 차세대 에스트라·헤라 육성
아마존 등 해외 플랫폼 대응 역량 키우고 中 사업 효율화 집중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미국 뉴욕 세포라 매장에 '라네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실적 반등에 성공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해 시장 및 브랜드의 글로벌 리밸런싱(재구조화)에 속도를 내며 외연 확장에 나선다.

1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의 지난해 매출은 4조2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4.0% 급증한 2493억원이다. 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시장에 집중한 덕에 해외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루면서 3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한 영향이 컸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이후 중국사업 부진으로 2022년부터 계속해서 두 자릿수 매출 감소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해외사업을 살펴보면 서구권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조678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내수 침체로 국내 매출(2조1570억원)이 2.4%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지역이 중화권을 넘어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해외시장으로 올라섰다.

북미시장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라네즈, 코스알엑스 등 주력 브랜드가 선전했다. 립 트리트먼트 부문 1위를 수성한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의 고성장과 함께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로 매출이 83% 늘었다.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등은 아마존 ‘블랙 프라이데이&사이버 먼데이’ 행사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엿봤다. 영국의 ‘Boots’, ‘ASOS’에 입점하며 채널을 다변화한 라네즈는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가 더해지면서 전체 매출이 3배가량 확대됐다. 반면 중화권은 중국법인의 채널 거래구조 변경 등으로 매출이 27% 하락했다.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라네즈 립 글로이 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외연 확장과 수익성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브랜드 경쟁력 강화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 △채널 대응력 강화 △미래 성장 준비에 중점을 둔다.

우선 라네즈, 코스알엑스 등 글로벌 선도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성 확보에 집중하면서 에스트라, 헤라를 비롯한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도 매진한다. 동시에 설화수, 이니스프리, 려 등 대형 브랜드의 리브랜딩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시장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기 위해 주요 전략지역인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유럽, 인도, 중동을 집중 육성한다. 동시에 중국시장의 구조적 정상화에 나선다. 중국 비중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규모가 큰 만큼 놓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은 사업 효율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수익이 나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널 대응력 강화 면에서는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대응 역량 내재화를 꾀한다. 아울러 국내외 주요 멀티 브랜드 유통 채널 및 틱톡샵 등 신규 성장 채널과의 다각적인 협업도 추진한다.

아모레는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 혁신 및 업무 생산성 강화로 미래 성장 기반을 준비한다. AI 피부 진단 시스템인 ‘닥터 아모레’, 맞춤형 메이크업 솔루션인 ‘커스템 매치’ 등 새로운 디지털 기반 서비스로 고객 경험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해외사업 실적 트렌드를 보면 올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외에도 헤라, 에스트라 등의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낙관했다.

love113399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