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늘면서 3사 관련 결제건수 급증…맞춤 서비스 강화
CU 명동역점 'K푸드' 전면 배치…밤 티라미수 등 인기 K디저트 집결
GS25 미래형 매장 그라운드블루49…피자·라테 로봇 '푸드테크' 눈길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 상권 특성 맞춰 '패션·뷰티' 콘텐츠 차별화
유통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들과 심리적·물리적 접점이 넓고 친숙하다. 소비 트렌드에 따른 변화 속도 역시 빠르다. 기업들이 제품·브랜드·마케팅·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고 뺏길 수도 있다. 경영 리더십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신아일보는 기획 섹션 ‘매치업(Match-up)’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유통 전반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장을 주도하는 맞수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K편의점’이 필수 관광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은 물론 뷰티, 패션 등 다양한 K콘텐츠는 물론 푸드테크를 활용한 ‘눈요깃거리’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을 겨냥한 맞춤 서비스를 강화한 점도 또 다른 이유다.
매장 수 기준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Big)3는 최근 들어 핵심 상권에 특화매장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외국인 손님 모시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을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었다. 이는 단편적으로 관련 결제 건수에서 알 수 있다.
CU에서 올해 상반기 알리페이·애플페이 등이 이용된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0.0% 증가했다. GS25의 위챗, 알리페이 결제도 같은 기간 249.9% 늘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 상반기 알리페이 매출 누계는 전년 대비 3배 상승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처럼 외국인 방한이 늘자 이들을 위한 여러 편의 서비스를 내놓는 한편 특화 점포를 열고 있다. 빅3는 공통적으로 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K푸드를 매장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가장 인기가 높은 다양한 K라면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또 외국어로 된 안내문을 늘리는가 하면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등 맞춤 서비스도 강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특화매장이다. CU는 지난달 K푸드 특화 편의점인 ‘CU 명동역점’을 열었다. 해당 매장은 CU가 기존에 선보였던 라면 라이브러리, 스낵 라이브러리 등 특화 편의점의 요소들을 한 번에 집약했다. 명동역점 전면에는 밤 티라미수, 연세 크림빵, 백종원 도시락 등 히트상품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 머스트템인 바나나우유 등 ‘K푸드 진열대’를 배치했다.
한쪽 벽면에는 K라면을 만날 수 있는 40종의 라면 진열대와 컵라면 모양의 시식대를 설치한 특화존을 구성했다. 즉석 라면 조리기도 3대 배치해 ‘한강라면’ 체험이 가능하다. 점포 내 일반 진열대에는 200여 종류의 K스낵과 건강식품 및 뷰티 상품 등을 진열했다. 라면 진열대 뒷면에는 ‘라면 아카이브’를 조성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도 높였다. 매장 곳곳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4개 국어로 된 쇼카드와 영문으로 된 띠지, 집기 사용법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해외 관광객이 국내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인 나마네카드 키오스크와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GS25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인사동에 미래형 매장 ‘그라운드블루49’를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K편의점’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했다. 해당 매장은 리테일테크 체험존, K푸드 스테이션, K누들 챌린지 스테이션 등으로 구성됐다. 방문객들은 여기서 푸드테크 기술을 활용한 △고피자 로봇 △라테아트 로봇 △아이스크림 로봇 △솜사탕 머신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GS25는 외국인 관광객 쇼핑 데이터에 기반해 K푸드 스테이션 구역을 정교화했다고 강조했다. K푸드존에는 신라면, 짜파게티 등 K라면을 비롯해 초코파이, 약과 등 K푸드 대표 제품들이 진열했다. 또 바프(HBAF), 김, 바나나우유, 파우치커피 등 외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상품들을 모아놨다. 외국인들이 즐겨 먹는 인기 조합 및 설명을 담은 홍보물도 비치했다.
K누들 챌린지 스테이션 구역은 이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라면 먹방 챌린지 인기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했다. 순한 라면부터 매운 라면까지 4단계로 진열해 외국인들이 매운 정도를 쉽게 파악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로 표기한 안내판도 비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세븐일레븐은 패션 메카 동대문에서 패션·뷰티 콘텐츠를 앞세운 특화매장으로 차별화했다. 80여평 규모의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은 일반 점포보다 약 3.5배 넓다. 일반 점포 대비 30% 더 많은 패션, 뷰티 상품들로 구성된 ‘패션·뷰티존’과 K푸드를 체험할 수 있는 ‘K푸드코트’, 세븐일레븐 PB(자체 브랜드) 상품들을 전시한 ‘세븐셀렉트존’ 등으로 꾸몄다.
패션의 경우 맨투맨, 후드티 등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품목들을 위주로 세븐일레븐×뭉(MWOONG) 컬래버 의류를 단독 판매한다. 양말은 양말 전문 브랜드 ‘삭스탑’에서 선보이는 20여종 이상의 상품들을 진열했다. 뷰티는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마녀공장, 메디힐, 셀퓨전씨 등 다양한 뷰티 브랜드와 함께 여행용 및 기초 화장품들을 위주로 30여종을 선보인다.
K푸드코트에서는 군고구마, 붕어빵 등 외국인에게 인기 높은 한국 간식들을 준비했다. 푸트코트 옆에는 총 30여종의 라면으로 구성된 K라면존을 구비했다. 각 상품마다 특징과 맵기를 별도로 기재했으며 라면과 어울리는 토핑도 있다. 세븐셀렉트존에서는 ‘요구르트젤리’, ‘우불식당 즉석우동’ 등 오직 한국 세븐일레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먹거리로 구성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특화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닌 다양한 K컬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K편의점을 세계 곳곳에 알리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상권 위주로 특화 편의점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