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이 임종룡 현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로 발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 달 중 우리금융‧은행 정기 검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행장과 회장 재임 시에도 관련 불법 거래가 확인돼 중점 검사 사항으로 보고 있다”며 “불법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이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됐고 통제가 잘 됐는지, 그렇지 않다면 왜 이사회 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안 했는지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이날 상법 개정안 대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주주를 보호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이 원장은 “상법 개정 논의는 상장법인의 합병, 물적 분할 등을 발단으로 시작했는데 자본시장과 관련성이 상당히 낮은 기업 모두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주 보호 원칙을 자본시장법에 규정하고, 구체적으로 합병·분할 등에 사안이 있을 때 적정 가치 평가를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물적 분할 시에는 상장 차익을 모회사의 주주들이 공유받을 수 있는 장치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금산분리와 관련된 문제”라며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해 본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특정 산업에 있어서 20~30년 중장기적으로 보는 게 아닌 5~10년 안에 사업을 정리하는 형태의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주주가치 훼손이 있지 않은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