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5.25~5.50%)를 6연속 동결하고 향후 금리인하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 데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여전히 목표(2%) 수준을 웃돌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5.25~5.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동결은 연준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무엇보다 둔화 진전이 보장되지 않았고 앞으로 나아갈 길도 불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이에 대한 확신은 이전보다 낮다"고 덧붙였다.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펼쳤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적이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지만 인플레이션이 횡보하고 있고 우리가 더 큰 확신을 얻지 못하는 경로가 있다면 그것은 금리 인하를 보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는 경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려면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한데 1분기에는 데이터에서 진전을 보지 못함에 따라 그러한 확신 도달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8%에서 △2월 3.1% △3월 3.1% 등 3%대에 머물다가 3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물가 목표치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4월12일 올해 세 번째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행 3.50%의 기준금리 10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물가 상황에 비췄을 때 여전히 금리 인하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근원물가는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는 상당히 끈적끈적(Sticky)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할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이달 23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국 또한 금리인하 신중론을 펼치는 데다, 물가 상승률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중동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2.0%포인트(p) 역대 최대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더 벌릴 이유도 없다. 사상 최대 가계부채도 부담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하고 있어 한국은행 또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3.5%인 인플레이션과 견고한 고용시장 등 금리 인하할 이유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