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밤사이 내린 눈으로 차량이 고립되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14일 낮 기온이 최고 20도까지 올라 포근했던 날씨는 17일까지 이어지다 18일 이후 한랭 전선 영향으로 기온이 급강하하며 쌀쌀해졌다. 기온이 떨어진데다 비바람까지 몰아치며 다시 한파가 기승을 부렸다.
20일에는 눈까지 내려 바닥이 얼어붙으면서 냉기로 매서운 추위를 맞닥뜨렸다. 한겨울을 방불케 하는 날씨 속 한파 피해를 입은 지역이 늘고 있다.
일단 눈이 집중됐던 수도권과 강원지역의 피해가 가장 컸다. 서울에는 20일 오후부터 21일 종일 눈과 비가 섞여 내렸다. 서울시는 같은 날 오후 8시 대설주의를 발효해 궂은 날씨 피해에 대비했다. 내리는 눈은 22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8시 현재 서울(종로구 송월도 서울관측소 기준)에는 13.8cm의 눈이 쌓였다. 쌓인 눈으로 도로가 통제되고 기지 출고 장애로 지하철 5호선 운행이 출근시간대에 25분씩 지연됐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던 인천에는 밤새 9.8cm 눈이 쌓였다. 영종도는 13cm 적설량을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대설로 인한 피해 신고 11건이 119에 접수됐다. 서구 석남동, 남동구 간석동, 남동구 만수동 등에서 차량·오토바이 고립 신고가, 연수구 송도동과 계양구 둑실동, 서구 가정동에서는 가로수 쓰러짐 신고가 있었다.
70cm에 가까운 폭설이 내린 강원에서는 고립, 정전 사고가 속출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1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정선, 화천군 등 곳곳에서 눈길 교통사고 24건이 발생해 34명이 다쳤다.
삼척 도계읍에서는 소나무가 눈의 무게를 이기기 못하고 부러지면서 전선을 끊어 주민이 2시간가량 정전을 겪었다. 강릉과 홍천 등에서도 밤새 고립, 낙상, 낙석, 나무 쓰러짐 등 폭설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도는 20일 오후 6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대응 중이다.
이 외 경기 파주·고양·부천, 광주광역시, 경북 예천·영양 등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생겼다. 며칠 새 내린 눈과 비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다.
23일까지 흐린 날씨가 이어지다가 주말부터 차차 맑아질 예정이다. 다만 제주와 전남은 주말인 24~25일에도 비가 예보됐다. 전남남해안, 제주, 경남남부동해안 등은 시속 35~65㎞(10~18㎧)의 강한 바람까지 불 것으로 보여 시설관리 등에 신경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