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한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업고 연매출 6000억 고지 밟을까
반등한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업고 연매출 6000억 고지 밟을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5.03.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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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활황 1년 만에 年매출 4000억 고지, 흑자 전환…도약 발판 마련
하늘길 확장 지속 '호재'…마케팅 투자 늘리고 호텔·여행 콘텐츠 차별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야경. [제공=롯데관광개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야경. [제공=롯데관광개발]

지난해 호실적으로 흑자 전환한 롯데관광개발이 올해는 더 큰 성장세가 기대되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과 제주 하늘길 확장으로 주력인 카지노, 호텔 모두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간 경쟁력을 쌓아온 여행업 역시 분위기가 좋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기대치)는 ‘연매출 6000억원-영업이익 6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흑자 경영으로 돌아서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50.4% 늘어난 4715억원과 함께 3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인 2023년에는 606억원의 적자를 냈다. 1년 만에 1000억원에 육박한 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400억원에 육박한 영업이익은 1971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회사 측은 “카지노·호텔·여행 부문의 고른 매출 성장으로 흑자 전환했다”며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고객 증가와 고품격 여행상품 개발 등 차별화 전략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카지노·호텔·여행업 고른 성장 
여행업으로 시작한 롯데관광개발의 성장 배경에는 2020년 말 운영을 시작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있다. 이 곳은 5성급 ‘그랜드 하얏트 제주’ 호텔과 이듬해 6월 문을 연 외국인 전용 ‘드림타워 카지노’가 핵심이다. 다만 개장 이후 코로나19로 경영이 쉽진 않았다. 실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운영 이듬해인 2021년 이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071억원, 영업손실은 이보다 큰 1312억원을 냈다. 하지만 2022년 11월 처음으로 카지노 월 이용객이 1만명을 넘어선 이래 2023년에는 3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매출 30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영업손실은 606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제주드림타워 카지노. [제공=롯데관광개발]
제주드림타워 카지노. [제공=롯데관광개발]

이어 지난해부터 제주의 해외 직항 노선 확대가 본격화되고 중국·일본·대만·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찾으면서 1분기부터 흑자 행진으로 실적도 호조를 이어갔다. 주력인 카지노 사업은 분기 첫 10만명 달성(3분기) 등 성과를 낸 덕분에 지난해 순매출액(총매출액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금액)은 전년보다 93.3% 급증한 2947억원을 기록했다. 또 전년보다 43.5% 증가한 38만여명이 카지노를 찾았다. 

호텔 부문(그랜드 하얏트 제주)은 외국인 투숙율이 처음으로 70%(3분기)를 넘기는 한편 집객을 위한 F&B(식음)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여행업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 ‘HIGH&(하이앤드)’가 호응을 얻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5월 첫 선을 보인 하이앤드는 그 해 말까지 6000명을 웃도는 여행객들이 이용했다. 이는 전년 유럽 비즈니스 클래스 패키지 이용객(2999명)보다 두 배 더 많다. 

◇中 한한령 해제 '기대'…호텔 F&B, 여행 프리미엄 경쟁력↑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성장세는 낙관적이다. 일단 스타트가 좋다. 올 1~2월 카지노 순매출액 누계는 520억원으로 전년 478억원보다 8.8% 늘었다. 같은 기간 테이블 드롭액(테이블에서 고객이 칩을 구매한 금액)은 26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1% 증가했다. 올 1월 기준 카지노 입장객 수는 사상 첫 3만명을 넘어섰다. 중화권 고객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일본 VIP와 국내 거주 ‘하이롤러(고액 베팅 고객)’ 등 외국인들의 원정 방문이 이어진 덕분이다. 여기에 오는 5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해제가 현실화되면 카지노 활황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특성상 하이롤러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제주공항과 중국을 오가는 직항도시 수도 올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에서) 중국·일본·동남아 항공편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마카오·싱가포르·베트남·필리핀 등에서 활동 중인 일류 마케팅 인력을 대폭 영입하며 VIP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호텔 매출(별도 기준)은 1월 106억7000만원, 2월 102억70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외국인 객실 투숙율은 1~2월 평균 66.2%로 양호한 수준이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F&B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내외국인 집객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이달부터 그랜드 하얏트 제주 뷔페 맛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은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 등 글로벌 호텔 금액 수준인 9만원대로 맞춰 고객 부담을 낮췄다. 인근 대형 호텔 뷔페 가격이 평균 10만원대 중후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유인책인 셈이다. 최근에는 다이닝&바 ‘카페 8’ 총괄셰프에 미쉐린 1스타 출신을 영입해 경쟁력을 높였다. 

롯데관광개발 광화문 빌딩 및 동화면세점.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관광개발 광화문 빌딩 및 동화면세점. [사진=박성은 기자]

여행업 또한 하이앤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여행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강점인 크루즈와 골프 참관 패키지 등 차별화한 상품을 개발해 여행객 취향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대표 크루즈 선사 ‘코스타 크루즈’와 일본 북해도를 운항하는 전세선 운항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여행업계 첫 시도다. 롯데관광개발의 크루즈 전세선 이용객은 지난 13년간 6만명을 웃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글로벌 수준의 카지노 시설과 리조트 인프라 등에 대한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같은 호조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는 매출 신화를 기대한다”고 얘기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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