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과 창] 잠재성장률 0%대 추락, 특단의 대책 시급
[시선과 창] 잠재성장률 0%대 추락, 특단의 대책 시급
  • 신아일보
  • 승인 2025.03.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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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김영우 회장

인구 감소·생산성 둔화…성장엔진 꺼질 우려
OECD 최저성장률 전망…기초체력 강화해야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다 2월25일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5%로 수정했다. 새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1.9%보다 0.4%p 낮춘 것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2.1%), 국제통화기금(2.0%),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1.6%) 등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담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탄핵정국 등으로 소비심리 위축과 환율 불안 등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잠재성장률의 지속적인 하락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25∼2029년 5년간 연평균 1.8%, 2030∼2034년 1.3%, 2035∼2039년 1.1%가 되며 2040년부터는 0%대에 그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요약하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5년 뒤부터 0%에 진입한다는 심각한 예측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 자본,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다. 이는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나타내며 성장률을 결정짓는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다. 사람도 기초체력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것처럼 잠재성장률의 하락은 실질 성장의 적신호를 알리는 경고가 된다. 

잠재성장률은 노동력, 자본투입, 총요소생산성 등 3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 10% 이상이었으나 1998년부터 5% 이하로 하락했고 2021년부터 2%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서 노동은 투입되는 인력의 양과 질을, 자본은 기계·장비·건물 등 물적자본을 의미한다. 반면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자본 외에 기술 발전과 자원 배분의 효율성 등을 반영한다. 

잠재성장률의 하락은 생산요소의 양과 질이 악화됨을 의미하며 실질 성장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혁신 부진 △노동생산성 저하 △기업 투자 위축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저출산고령화로 총인구는 지난해 약 40만명이 줄었고 생산가능인구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조만간 70% 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잠재성장률의 기여도 분석에 따르면 2001~2005년에는 자본 2.2%, 요소 2.1%, 노동 0.7%를 차지했으나 2024~2026년에는 자본 1.1%, 요소 0.7%, 노동 0.2%로 나타나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니 노동의 기여도는 5년 뒤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무엇보다 요소생산성의 하락은 심각한 상황이다. 요소생산성은 기술개발, 혁신, 노사관계, 산업 생태계 등으로 결정되는 효율성 지표다. 요소부문의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면 ‘성장가능성’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의 증가는 사실상 어렵다.

잠재성장률은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궤도를 나타낸다. 경제가 성숙단계에 접어들면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지금의 추세는 심각한 상황이다. OECD에 따르면 2030~2060년 한국은 0.8%에 불과해 미국, 일본은 물론 OECD 평균인 1.1%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는 전망이다, 실질 경제성장률의 수정 전망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정부는 실질적인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 김영우 (사)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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