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기사당 연합, 28.6%로 총선 승리…연정 예고
극우 AfD도 창당 이래 최고 득표
트럼프 "독일과 미국에 굉장한 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 (사진=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제1당에 올랐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299개 선거구 정당투표에서 CDU가 22.6%, CSU는 6.0%를 기록했으며,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득표율 20.8%로 제2당에 올랐다. 반면 집권 사회민주당(SPD)은 16.4%로 제3당으로 전락했다.
녹색당은 11.6%, 좌파당은 8.8%의 득표율을 얻었고, 친기업 우파 자유민주당(FDP)과 포퓰리즘 성향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은 5% 미만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치며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CDU·CSU 연합과 SPD의 합계 의석수가 전체 630석의 절반을 넘기며 좌우 합작 대연정이 가능해졌다.
CDU·CSU 연합은 곧바로 SPD와 연정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CDU·CSU 연합과 SPD의 연정에 녹색당이나 FDP가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연정이 성사될 경우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가 총리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츠 대표는 "이제 내 앞에 놓인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연정 협상을 부활절인 4월 20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CDU·CSU 연합 주도로 연정이 구성되면 2021년 12월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퇴진한 이후 3년여 만에 독일에 다시 보수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극우 정당인 AfD도 2013년 창당 이후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2당에 올랐다. 최근 독일 내 난민들의 범죄가 잇따르면서 강력한 이민 단속 등 보수적인 정책을 앞세운 AfD가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우리는 CDU와 연정 협상에 열려 있다"며 연정에 참여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독일 정당들은 AfD가 민주주의를 해친다며 모든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같은 독일 총선 결과에 대해 SNS에 글을 올리고 "보수 정당이 기대를 모았던 선거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 독일과 미국에 굉장한 날(Great day)"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국민들은 수년간 지배해 온 에너지와 이민 등 비상식적인 의제에 지쳤다"라면서 "(보수 정당이) 향후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노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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