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도 제4인터넷은행에 '더존뱅크' 저울질
인터넷은행 지분을 보유한 시중은행은 투자수익이 늘어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올해 가파른 성장세를 그렸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에 투자한 이유는 출범 초창기인 인터넷은행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토스뱅크, 케이뱅크 지분을 8.96%, 11.96%씩 보유한 주요 주주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설립 과정에서 컨소시엄에 참여했으며, 토스뱅크를 회계상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토스뱅크 순익을 보유 지분만큼 손익으로 반영한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86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며 출범 만 2년 만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다섯 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43억8700만원이다. 올해 토스뱅크가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나은행의 지분법손익 규모도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하나은행 지분법손익은 지난해 3분기 43억원 손실에서 올해 3분기 30억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2조7808억원 규모 순익을 낸 하나은행에게 크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략적 투자에서 수익성까지 창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0%를 가진 2대 주주다. 우리은행도 케이뱅크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손익을 영업외이익에 포함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첫 인터넷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출범 4년 만인 2021년 들어서야 흑자를 냈다. 이후 지속 성장하며 올 3분기에는 역대 최대 수준인 1224억원의 누적 순익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 투자 평가손익은 2020년까지 마이너스였지만 △2021년 675억5300만원 △2022년 118억5400만원 △지난해 53억2700만원 등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발생한 101억1900만원의 평가수익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됐다.
인터넷은행 3사 가운데 가장 수익 규모가 큰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이 지분 4.88%를 보유 중이다. 다만 KB국민은행은 관련 투자를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자본 규모에만 영향을 미칠 뿐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아직 인터넷은행과 관계를 맺지 않은 시중은행도 투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네 번째 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더존뱅크는 금융당국 인가를 통과할 유력 후보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 지분 투자로 얻는 손익은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투자 배경을 따져 봤을 때 이익을 내고 규모가 지속 커질 전망인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