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수출이 올해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주요 원인이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주을 대상으로(150개사 응답)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2025년 수출이 올해 대비 1.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는 바이오헬스(5.3%)와 일반기계(2.1%) 등 일부 업종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동차 및 부품(-1.4%)과 철강(-0.3%) 업종은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업종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관세 부담 증가의 직격탄을 맞고 철강 산업 역시 원자재 가격과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들은 내년도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수출 채산성 악화다. 응답 기업 중 32.6%가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선박,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산업에서 악화 전망이 두드러졌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관세 부담 증가와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단가 하락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출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부담 증가 (46.9%) △수출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20.5%) △원자재 가격 상승(12.2%) △원화평가 절하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2.2%) 등을 지적했다.
2025년 수출이 올해 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대응 방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47.6%) △운영비, 인건비 등 비용 절감(23.8%) △환율리스크 관리 강화(15.9%) 등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2025년에 기업의 수출 여건이 제일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미국(48.7%) △중국(42.7%)이라고 답했다. 한경협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외환시장 안정화(31.5%)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22.8%)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18.0%) △원자재 등 안정적 공급대책(11.4%) △수출 신시장 개척 지원(11.0%)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세계경제 둔화와 주력 업종 경쟁력 약화로 내년도 수출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저하시키는 규제 입법보다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입법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