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필벌' 원칙 아래 역량 중심 인재 발탁…성장 가속화
신세계 백화점부문 경영을 맡았던 정유경 총괄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총괄사장이 된 지 9년 만이다. 오빠 정용진 회장에 이어 동생도 같은 직함을 달게 됐다. 더욱이 이번 인사와 함께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이 계열 분리되면서 백화점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정유경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신세계그룹은 30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오너 2세인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이다. 정용진 회장은 올해 3월 회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회장 승진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임원인사와 함께 양대 축인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의 계열 분리를 위한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백화점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 아웃렛 사업을 영위해왔다. 이마트부문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슈퍼 등의 사업을 맡아왔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와 함께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백화점의 경우 출점한 지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다졌으며 올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갔다. 이마트는 153여개 점포망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대형마트로 자리매김했다. 또 스타필드와 스타벅스, 면세, 패션, 뷰티, 이커머스 등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또 이번 인사가 정용진 회장 취임 첫 해 정기 임원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회장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룹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위해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편의점 이마트24 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룹의 식품사업을 맡고 있는 신세계푸드 새 수장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와인사업이 주력인 신세계L&B(엘앤비) 대표로는 마기환 나라셀라 영업마케팅 총괄을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신세계그룹은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또 과거 획일화된 인사 체계에서 탈피해 조직원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하겠다. 회사 전체적으로 인재 활용 폭을 넓히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