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플럭스(H-flux) 갤러리, 개관전으로 김현수 'Unsung Heroes' 전시회 개최
에이치플럭스(H-flux) 갤러리, 개관전으로 김현수 'Unsung Heroes' 전시회 개최
  • 강동완 선임기자
  • 승인 2024.05.2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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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적으로 주종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제안하다
김현수 작가의  “언썽 히어로우 Unsung Heroes”전 [제공=에이치플럭스]

에이치플럭스(H-flux) 갤러리는 개관을 기념하여 김현수 작가의 '언썽 히어로우 Unsung Heroes'전을 오는 5월 22일부터 6월 15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주로 평면회화 작품과 오브제를 선보였던 김현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버려진 자연소재를 재활용하여 초상사진이라는 장르를 시도한다. 이는 인간 중심적 초상화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전복시키며, 익숙한 인물 사진에서 벗어나 식물들이 주인공이 된 새로운 초상화들이다.

김현수 작가의 작업실은 그동안 채집한 식물 부스러기들로 가득하다. 주로 작가가 직접 줍거나 지인들이 특이한 나뭇가지나 뿌리를 발견하면 멀리서 보내준 것들이다. 그렇게 모인 자연소재들에는 다양한 장소와 시간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때 버려졌던 자연의 소재들은 새롭게 태어나는 기나긴 여정을 거치는데, 이는 작가에게 자연과 소통하는 대화의 과정이며, 일종의 놀이이다. 작가는 이렇게 탄생한 기이한 모양의 생명체를 “인간도 동물도 식물도 아닌 알 수 없지만 있을 것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초상사진들은 권위적인 유럽품의 궁정사진이나 공식 초상화를 연상시킨다. 전통적으로 초상화는 왕족과 귀족, 그리고 부를 축척한 신흥부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후대에 남기고 과시하기 위한, 부과 권력의 상징이며 신분상승을 의미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이와 달리, 작가의 초상사진은 지위와 권력을 과시하기 보다는 소외된 것들에 주목하여 그들의 영웅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관심 두지 않는 하찮은(trivial)것을 숭고한(sublime)것으로 승화시키려는 작가의 의도는, 자연속에서 보낸 작가의 어린 시절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산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위로와 영감을 얻곤 하였다.

그래서 “자연은 나에게 놀이터이자, 동시에 상실의 아픔과 성장통을 치유해 주는 안식처”였다고 말한다.

전시 제목인 “Unsung Heroes”에서 잘 드러나 있듯이, 작가는 버려진 식물에 동화되고 공명함으로써 물아일체 된 기억을 회상하며 이름 없는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이를 통해 가장 평범하고 하찮은 존재도 자신만의 멋을 추구하고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작가는 해학적으로 주종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제안한다.

김현수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회화와 판화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위험한 놀이-Homoludens (Placemak2, 2023), 경계에서 놀기(금호미술관, 2019), 위험한 놀이(공근혜 갤러리, 2017), 산바람, 강바람(갤러리도스, 2014)를 포함해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해 왔다.

김현수 작가의 Dangerous Play- Buzzing 작품은 2024년 Sovereign Asian Art Prize 최종 후보에 선정되어 5월 홍콩 H Queen’s에서 전시되었다.

에이치플럭스(H-flux) 갤러리는 2024년 5월 서울 서촌에 자리잡은 신생 갤러리이다. 의욕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하는 젊은 작가들이 새로운 창조적 지평을 펼칠 수 있는 역동적인 플랫폼이 되고자 하며, “창작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의 개념정립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갤러리 이름 플럭스(flux)는 끊임없는 변화를 상징한다. 

[신아일보] 강동완 선임기자

adevent@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