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적설량 70㎝ 넘어… 뱃길 끊기고 제설작업 ‘난항’
올 겨울 최강 한파와 폭설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계량기와 수도관 동파는 100건이 넘었고 정전과 강풍 피해 신고도 잇따랐다. 울릉도는 70㎝가 넘는 눈이 내리며 여객선 운항이 통제된 것은 물론 강력한 추위에 제설작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대본 1단계 가동 이후 계량기 동파 건수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140건으로 확인됐다.
동파 피해는 서울에서 98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경기도는 21건이 접수됐다. 수도관 동파는 충남 3건, 서울 1건 등 4건이 나왔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의 주택에서는 전날 수도관이 터졌다. 같은 날 오후 부천시 괴안동의 한 상가에서는 상가 유리문이 강추위에 깨지면서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이날 인천 연수구에서는 송도동 한 아파트단지 인근 도로에 매설된 수도관이 동파되면서 일대가 빙판길이 됐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전날 대전 유성구 구암동 일대에서 59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경기 의정부 민락동 일대에서도 4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한국전력이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해 이날 0시께 전기 공급을 재개했지만 주민들은 7시간 동안 전기 없이 강추위를 견뎌야 했다.
인명사고도 접수됐다. 전날 오전 7시45분께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등산로에서 80대 치매 노인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구급대원들이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양쪽 손가락에 동상을 심하게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전 7시 50분께 전남 나주시 다시면 국도에서 5t 트럭과 9t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져 충돌하면서 운전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오전 8시께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는 80대 노인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경북 울릉도를 비롯해 호남, 제주 지역은 폭설로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6시 울릉에 쌓여있는 적설량은 75.1㎝에 달했다.
같은 시간 기준 24시간 신적설량은 △경북 울릉 70.6㎝ △전남 강진 15.8㎝ △나주 11.9㎝ △전북 부안 11.4㎝ △광주 10.2㎝ △제주 10.0㎝ △세종 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신적설량은 하루 동안 새로 쌓인 눈의 양을 일컫는다.
한파와 폭설로 도로 곳곳과 국립공원도 통제됐다. 전국 도로 12곳이 통제됐으며 무등산 등 6개 국립공원 144개 탐방로 출입이 제한됐다.
강풍과 높은 파도로 하늘길과 바닷길 운행도 통제되거나 지연됐다. 전날 출발‧도착 466편이 모두 결항된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결항 없이 운행됐지만 한꺼번에 재개돼 출발 도착에 지연이 발생했다. 울릉도와 포항을 오가는 여객선은 지난 23일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특히 70cm가 넘는 눈이 내린 울릉도는 계속되는 폭설에 제설작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울릉군은 제설차 6대, 살수차 3대, 공무원 등을 동원해 제설과 복구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온까지 영하로 떨어지며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기상청은 초강력 추위 뒤 26일 중부지방 중심으로 눈 소식을 예보했다. 28일 이후에는 춥고 따뜻하길 반복하면서 점차 평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