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불균형 지적에 정부 "대업종화·컨소시엄으로 개선"
건설 시장을 시공능력 중심으로 재편하고 전문건설사의 종합건설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시행된 건설 업역 폐지 정책에 물음표가 달린다. 정책 시행 1년간 종합건설사는 전체 전문공사 발주량의 31%를 가져갔지만 전문건설사는 종합공사의 7%를 수주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문건설업계는 종합공사 진입 장벽이 높아 생존권을 위협받는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전문건설 대업종화와 컨소시엄 허용 등 추가 제도 개선을 통해 전문건설사의 종합공사 수주 여건이 점차 나아질 거란 견해를 밝혔다.
22일 대한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내달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전문건설 생존권 보장 촉구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궐기대회는 종합·전문건설 상호 시장 진출 허용과 관련됐다. 작년 1월 공공공사 발주에 대해 종합·전문건설업 간 상호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건설산업기본법(이하 건산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건설 시장을 시공능력 중심으로 재편하고 전문건설사의 종합공사 진출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문건설협회는 건산법 시행령 개정 후 종합건설사가 전문건설사의 일감을 잠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전문건설업체는 면허 등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종합건설 수주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작년 전문공사 발주 1만3건 중 종합건설사가 수주한 공사는 3081건이다. 전체 발주량의 30.8%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종별로 보면 종합건설사는 전문 토목 부문 공사 5477건 중 1401건을 따냈다. 종합건설사가 수주한 전문 토목 공사는 전체 발주량의 25.5%에 해당한다. 전문 건축과 조경 시장에서도 종합건설사는 전체 물량의 각각 41.2%와 21.5%를 수주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는 종합공사 646건을 따냈다. 전문건설사가 수주한 종합공사는 전체 발주 건수의 7.4%에 그쳤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등록 기준과 면허 등으로 인해 전문업체는 종합공사 시장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종합업체는 전문공사 시장으로 들어오기 쉬운 구조"라며 "공정한 경쟁 체제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전문건설업 대업종화가 시행되고 전문건설사가 종합공사를 수주할 때 컨소시엄 구성이 허용됨에 따라 전문건설사의 종합공사 수주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건산법 시행령 개정에 따르면 올해부터 29종이던 전문건설업종이 14개 업종으로 통합된다.
국토부 공정건설추진팀 관계자는 "아직 제도가 도입 초기고 본래 취지도 어느 한 쪽을 유리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시행은 작년에 됐지만 올해 전문건설업 대업종화와 함께 종합공사 수주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 허용되는 만큼 제도가 차차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건설협회는 대업종화 시행으로 전문업체의 종합공사 수주 여건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여전히 종합공사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건산법 개정안이 개선돼야만 수주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