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길이 많아 어딜 가나 길을 가네. 사람마다 삶을 위해 숱한 길 오가지만 고향에 가는 길보다 더 좋은 길 아예 없네.”
시조 시인 도리천의 ‘고향 가는 길에서’ 중 한 대목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흠뻑 젖어 있다.
고향은 늘 그리운 곳이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어머니의 따뜻한 품과 같은 곳이다.
우리의 육신이 어디서 왔을까 바로 어머니이다. 어머니야 말로 진정한 우리들의 고향으로 어머니는 우리가 아무리 잘못해도 모두 다 용서하시고 따뜻하게 품어 주시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머니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 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이다.
봄이면 가슴에 속삭이는 새싹소리를 들을 수 있고, 여름이면 바람에 너울거리는 신록의 향기로운 내음에 취할수 있고, 가을이면 오곡백과가 익어가면서 황금벌판에서 내뿜는 결실의 풍요로움에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겨울에는 한파를 맞으면서도 온 동네를 뛰어 다니며 노니는 것이 바로 고향이다.
동물들도 귀소본능(歸巢本能)이 있다. 호랑이는 죽을 때 자기가 태어난 굴을 찾아 와서 죽는 다는 말도 있고 비둘기는 수백 km를 가서 풀어놓아도 자기의 집을 찾아간다. 이뿐만이 아니라 철새들은 수천 km를 날아서 정확히 자기가 살던 곳을 찾아간다.
여기에다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도 다른 곳으로 팔려 갔다가 700리 길을 달려서 옛 주인의 집으로 다시 돌아온 일도 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오죽하겠는가.
우리의 전통 명절인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일이 설날이다. 마음은 벌써 고향땅 부모님을 만나기라도 한 듯 설레며 고향에 가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고향을 멀리 떠나 있을수록 또 그 세월이 길어져 나이가 들어 갈수록 정비례하게 짙어져 가고 그 진한 향수는 삶과 늘 함께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걸 덮어두고 한 달음에 고향으로 달려가 남아 있는 어릴 적 친구들과 밤새도록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며 세상 모든 시름과 걱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옛 추억에 잠기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안타깝게도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는 사람은 감사해야 한다.
올해도 어렵고 힘든 시련이 닥칠수도 있겠지만 아침 해살이 들판의 안개를 걷어내 듯이 이번 설날에는 모든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해의 희망을 찾아 나서자.
/김종학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