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임금 감소 모두가 공감…충분한 의견 수렴 먼저"
금융당국이 보험 판매수수료 선지급 관행을 전면 개편하는 가운데, 보험설계사들의 반발은 거세질 전망이다.
기존 보험 판매채널 대부분은 보험계약 1~2년 차에 설계사에게 수수료를 집중 지급하고 이후에는 수수료 지급이 없거나 미미하게 지급되는 판매수수료 선지급 관행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은 설계사가 계약을 유지·관리하기보다 신계약 판매에 집중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이로 인한 부당승환(기존 보험계약을 해지시키고 신계약 체결 유도)이나 잦은 설계사 이직도 문제가 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한 제5차 보험개혁회의’를 개최하고 보험 계약 유지와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유지·관리 수수료를 분할 지급하는 등 판매수수료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선지급 방식 대신 계약이 정상 유지되는 경우, 3~7년간 매월 유지·관리 수수료를 분할 지급하는 방식의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수수료를 지속 지급받기 위해 설계사가 계약 유지와 관리에 집중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는 즉각 반대의사를 내비쳤다.
보험회사 관계자들은 “초기 충격 완충을 위한 제도적 보완과 의견 수렴이 필요해 보인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험GA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급격한 판매수수료 정책변화로 보험 산업 혼란과 29만명의 보험설계사·종사자의 생계 및 고용불안정을 초래한다”며 “추가 규제보다는 현실적 지원으로 보험산업의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균형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험GA협회 측에 따르면 현재 GA업권은 각종 규제로 인해 비용 부담이 급증하면서 경영 압박이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는 GA업권의 건전한 성장을 막는 요소가 될 위험이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GA협회는 △GA 채널 간 형평성 유지 △GA고정비용 공식화 △유지·관리비 공식화 △충분한 논의와 유예기간 통한 혼란 최소화 △소비자편익 증대 △판매수수료 정보공개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오세중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장은 “개편안을 접한 설계사들은 분노한 상태”라며 “보험설계사가 도중 해촉되면 유지·관리 수수료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는데, 계약에 따른 책임은 개인이 계속 져야 하는 부당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설계사가 해촉되고 담당자가 바뀌면 새로운 설계사한테라도 수수료가 지급돼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해촉이 되도 수수료가 지급되게 하는 등 추가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이번 개편안의 세부내용을 확인하고 요구사항을 정리해 빠른 시일 내 금융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초기 설계사들이 겪는 충격에 대한 완충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나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설계사의 소득이 초기에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인데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마련됐어야 한다”며 “설계사들이 많은 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이 먼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