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노동자 등을 추모하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있는 인사가 일본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이를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 우리 외교부의 역량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오는 24일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리는 '사도광산 추모식'에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그간 차관급인 정무관의 추도식 참석을 요청해 왔는데, 직급으로는 이에 부합하는 인사다.

문제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2022년 8월15일 일본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점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인물이 일제 강제노역으로 고통받은 조선인 노동자를 추모하는 행사에 일본 정부 대표로 오는 건 현장에 참석할 한국인 유족들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2일 오후 2시 외교부 당국자가 기자단 대상으로 추도식과 관련한 한일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할 예정이었지만, 시작 시각을 불과 5분 앞두고 갑자기 취소했다.

이어 같은 날 밤 9시가 돼서야 "정부는 진정성 있는 추도식 개최를 위하여 일본 정부의 고위급 인사 참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측에 강조해 왔고, 일본이 이를 수용해 차관급인 외무성 정무관이 추도식에 참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이쿠이나 정무관이 참석한다는 점을 일본 정부 발표 전에 알고 있었지만, 그의 문제 이력은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신아일보] 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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