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성별 갈등'…네이버 시리즈·웹툰 '난감'
다시 불거진 '성별 갈등'…네이버 시리즈·웹툰 '난감'
  • 임종성 기자
  • 승인 2024.10.11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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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남성향 신작 별점 테러…여초사이트 블랙리스트 공유
웹툰, 여성 PD 중심 남성향 '검열' 폭로글 연이어 올라와

네이버 콘텐츠 플랫폼 ‘시리즈’‧‘웹툰’을 중심으로 성별갈등이 불거져 네이버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여초사이트를 중심으로 네이버 시리즈 신작 별점 테러를 유도하는 게시물과 블랙리스트가 공유되고 있다. 웹툰의 경우 남성향 작품을 검열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네이버 시리즈의 몇몇 신규 작품들이 별점, 베스트 댓글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해당 작품들은 작품 전체 평점에 비해 무료 감상 분량 평점이 낮고 다른 플랫폼 연재 이력이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공톰점을 갖고 있다.

투디갤에 올라온 블랙리스트 공유 게시글.[사진=투디갤 캡쳐]
투디갤에 올라온 블랙리스트 공유 게시글.[사진=투디갤 캡쳐]

이는 여초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블랙리스트 공유 게시글의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8~9월 여초사이트 '투디갤'에는 남성향 플랫폼 연재 이력, 커뮤니티 이용 기록이 있는 작가의 필명과 해당 작가의 네이버 시리즈 연재작 제목을 거론하며 '불매, 환불, 별점·베스트 댓글 테러를 하자'는 게시글이 주기적으로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들은 'A작가는 B사이트 연재 이력이 있다', 'ㄱ 작품 작가는 남성향 커뮤니티를 이용했다', 'ㄴ 작품은 성범죄 무고 내용을 다뤘다'는 내용으로 해당 작품들을 봐선 안된다고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플랫폼에 환불 문의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면 작품 출간이 취소될 수 있다'며 환불을 유도하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네이버 시리즈 별점 및 베스트 댓글 테러에 대한 댓글.[사진=네이버 시리즈 캡쳐]
네이버 시리즈 별점 및 베스트 댓글 테러에 대한 댓글.[사진=네이버 시리즈 캡쳐]

평점과 베스트 댓글은 신규 독자 유입에 큰 영향을 끼친다. 평점을 기준으로 작품별 순위가 매겨져 플랫폼에 노출되는데다가 베스트 댓글을 통해 작품의 장단점과 다른 이용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스트 댓글은 추천과 비추천 비율이 5:1이 되면 베스트 댓글에서 제외되는 시스템으로 적은 노력으로 댓글 노출을 막을 수 있다. 이에 이용자들은 '여러 계정을 이용하면 혼자서도 작품 평가를 망치기 쉽다'며 베스트 댓글 시스템 개선을 요청한 상태다.

네이버 시리즈 관계자는 "별점 및 베스트 댓글 테러에 관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해당 시스템은 내부적으로 정책 변경을 검토 및 논의 중에 있다. 개선 시 이용자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웹툰 검열 폭로글(왼쪽)과 블라인드 폭로글(오른쪽).[사진=디시인사이드 만화가 지망생 갤러리, 블라인드 캡쳐]
네이버 웹툰 검열 폭로글(왼쪽)과 블라인드 폭로글(오른쪽).[사진=디시인사이드 만화가 지망생 갤러리, 블라인드 캡쳐]

네이버 웹툰이 편향적인 검열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9월 '디시인사이드 만화가 지망생 갤러리'에 '네이버 웹툰 검열을 폭로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자신을 네이버 웹툰 연재 경력이 있는 작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 PD를 비롯한 여성작가 몇몇이 카르텔을 만들었다', '그 카르텔이 남자 작가에게 과도할 정도의 수정 요구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저항하기 위해 30여명의 작가가 뭉쳤고 국회의원과 만나 검열법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비슷한 기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PD롤에 여성 비율이 높아서 예전부터 말 많았다', '콘텐츠에 진심인 사람은 10%도 안된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2020년 편향 검열 논란을 부른 네이버 웹툰 '인생존망' 50화(왼쪽), 52화(오른쪽).[사진=네이버 웹툰 캡쳐]
2020년 편향 검열 논란을 부른 네이버 웹툰 '인생존망' 50화(왼쪽), 52화(오른쪽).[사진=네이버 웹툰 캡쳐]

네이버 웹툰 검열은 지난 2020년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같은 작품(인생존망) 내에서도 남자 캐릭터의 알몸은 모자이크 등의 검열 없이 공개된 반면 여자 캐릭터는 옷을 다 갖춰 입은 상태임에도 모자이크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당시 검열 및 수정 기준, 심사 주체 등의 불투명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네이버 웹툰 관계자는 "웹툰은 간행물 윤리 위원회 심의 기준, 영상물 등급 위원회 심의 기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터넷내용등급 등을 참고해 창작자 및 CP와 협의해 연령 등급을 표기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일방적인 검열과 수정 요구는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ijs684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