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이 심화하면서 중동 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에 대한 지상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수석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헤즈볼라와 관련된 목표물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밀 폭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공격을 가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이날 오전 6시30분께 폭격이 시작됐다"면서 "IDF는 레바논 전역에 광범위하게 뿌리박혀 있는 테러 (시설 등의) 목표물들을 (더욱) 광범위하고 정밀하게 타격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가 무기 비축 등 군사 용도로 사용하는 건물과 지역 옆에 거주하는 레바논 시민들은 본인의 안전을 위해 즉시 대피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이스라엘 북부에서 대피한 주민들을 안전하게 귀가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겠다"며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 공격 가능성도 열어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용기는 이날 레바논 남부 국경 그리고 북쪽 목표물에 공습을 벌였다. 이번 공습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어났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는 우리가 시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는 것을 이해할 때까지 계속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사명이며,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은 앞서 지난 17~18일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의 동시다발 폭발이 연이틀 발생한 게 도화선이 됐다.
헤즈볼라가 폭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뒤 보복을 천명하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을 공격해 헤즈볼라의 최정예 특수부대를 이끄는 이브라힘 아킬 등 주요 지휘관들을 제거하기도 했다.
이에 헤즈볼라도 19일 로켓 140발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 맞대응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