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If] KCGI 강성부 앞에 놓인 한양증권…변수는 '가격·MBO'
[금융권 If] KCGI 강성부 앞에 놓인 한양증권…변수는 '가격·MBO'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7.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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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인수 후 적자 탈출 성공…인수 시 금융 시너지 기대
임재택 대표 MBO 방식 '만지작'…다른 컨소시엄도 예의주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금융권 M&A가 요동칠 전망이다. 경기불황으로 보험·증권사가 매물로 나오는 가운데, 이를 노리는 금융지주, 은행, 가상자산 기업의 경쟁구도가 그려진다. 누군가에겐 뼈아픈 결정인 반면, 다른 누군가는 미래성장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관건은 시너지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M&A로 어떤 성장을 이끌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편집자 주>

증권사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한양증권의 유력 인수 후보자로 KCGI가 거론되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가 증권을 인수하면, 금융 사업영역 확장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KCGI는 지난해 자산운용사를 인수한데다, 강성부 대표도 “사모펀드(PEF)는 모든 M&A에 관심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완강히 부정하지 않았다.

교육부에서 한양증권 지분 매각을 승인한 가운데, 강성부 대표는 인수제안서를 냈다.

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올해 2분기 자기자본 5000억원을 넘기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자기매매부문 손익은 67.5%, IB(기업금융) 부문 손익은 23.7%다. 사실상 두 개 사업부가 전체 수익을 견인하고 있다. 

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로 증권사 평균 ROE(8.6%)를 상회하고 있다. 아울러 레버리지비율도 3배 정도로 업계 평균(약 8~9배)보다 낮은 편에 속한다. 

다만 한양증권은 대고객 접점이 부족하다.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이 상대적으로 열세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은 A0(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 회사채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력 자금조달 수단 중 환매조건부채권(RP)을 통해 지난해 6143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기준 1조7191억원으로 자금을 크게 늘렸다. 

이러한 가운데,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한양증권을 매물로 내놨다.

재단 산하 한양산업개발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496억19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375억원,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00억원 감소한 306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의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한양대학교병원은 경영난에 빠졌다.

한양증권은 지난 23일 오후 “한양학원의 지분 매각이 교육부에서 승인됐으며, 구체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임이 확인됐다”고 공시했다.

강성부 대표가 이러한 한양증권을 인수한다면 시너지는 기대할 수 있다. 

앞서 강성부 대표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 후 KCGI자산운용으로 탈바꿈해 순이익 9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탈출시켰다. 영업이익도 10억원으로 전년 동기(24억원 적자)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강성부 대표는 “이번 주 화요일에 한양학원에다가 인수제안서 넣었다”면서도 “지금으로서 시너지를 기대하기엔 섣부른 거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매각 예상 금액은 초기단계라서 아직 아무 생각 없다”고 덧붙였다.

한양증권 시가총액은 1800여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하면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한양증권이) 지원능력이 우수한 계열에 편입되고, 계열의 지원의지가 인정될 경우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한편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는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회사를 매입하는 방안을 은밀히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MBO는 안건 중에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 의지가 큰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또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와 대구 지역 건설사 HXD화성개발도 컨소시엄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도 회자된다.
이 외 매각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 우리금융, LX 등도 여전히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him565@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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