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서만 약 4300억원가량 사들였는데,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연말 치러질 미국 대선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 등 증권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코스피 지수는 장중 2752.17을 터치하며 지난 3월26일 장중 2779.40 고점에 다가가는 등 2800선을 바라보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는 코스피가 하반기에 3000까지 갈 것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상단을 3110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무게가 실리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투심)는 싸늘하다.
개인 투자자는 이달(5월2일~5월16일) 코스피 시장에서 2조732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2조170억원, 기관 투자자들은 8590억원 사들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410억원 매수에 그친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1450억원어치 사들여 주객전도된 모습이 연출됐다.
대신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찾은 곳은 미국 주식시장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43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가별(유로, 미국, 일본, 홍콩, 중국 등) 주식 결제금액 비중도 미국이 78.7%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 종목은 스타벅스(8508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인텔(571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5565만달러), 테슬라(2175만달러) 순이었다.
이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투자심리 변화로 풀이된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으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통화정책 준거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0.1~0.2% 상승률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금리 인하가 확실해지는 시점이 하반기 (국내) 증시 고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미국 연준이 금리를 몇 번 내리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년 금리를 어디까지 내릴 것인지가 문제이며 금리 인하 이후에는 미국 대선을 대기하며 주식시장은 관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도 개인투자자가 미 증시로 눈을 돌리게 한 요인 중 하나다.
미국 대선이 있는 해에 S&P500 지수는 83%의 가장 긍정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이어 나스닥이 77%, 다우존스산업평균이 74%로 뒤를 이었다. 평균 주가 상승률은 △S&P500 11.6% △나스닥 9.3% △다우존스산업평균 9.1%를 기록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직전 주식시장 성과가 대선 결과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며 "하반기에 실질 유동성 투입에 따른 증시 부양 가능성 높기 때문에 (미국 주식) 전략은 2분기에 비중을 확대하고 3분기에 성장 기회를 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