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순식간에 완판, 세븐일레븐 '천원 맥주'…집객 효과에 '방긋'
[인터뷰] 순식간에 완판, 세븐일레븐 '천원 맥주'…집객 효과에 '방긋'
  • 정지은 기자
  • 승인 2024.04.22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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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상품부문 MD
"가성비 갖춘 다양한 라인업으로 차별화"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상품부문 MD. [사진=정지은 기자]

세븐일레븐은 이달 1일 편의점 역대 최저가에 도전하는 ‘천원(1000원) 맥주’를 선보였다. 해당 맥주는 출시 5일 만에 20만캔 물량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고물가 시대에 파격적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킨 결과다. 세븐일레븐은 맥주·소주 등 대중적인 주류 위주의 가성비 행사를 통해 ‘완판 행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본지는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상품부문 MD를 만나 ‘천원 맥주’ 기획 과정과 성공 비결,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천원 맥주로 선보인 ‘버지미스터’ 맥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남건우 MD: 스페인 Damm(담)이라는 그룹에서 만든 필스너 계열의 ‘버지미스터’는 쌉싸름한 홉향과 풍부한 거품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미가 일품입니다. 가볍고 상쾌한 바디감과 깔끔한 뒷맛이 돋보여 다양한 음식과 궁합이 좋은 것도 장점입니다. ‘버지비스터’는 정말 기본에 충실한 맥주로 스페인 제1호 맥주 회사에서 만든 상품인 만큼 맛은 당연히 보장한다고 생각합니다.

Q. 천원 맥주는 편의점 맥주 최저가라는 점에서 화제가 컸습니다. 이를 기획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남: 세븐일레븐의 판매 주종 중 ‘맥주’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고물가로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 본격적인 맥주 성수기가 시작되는 봄 시즌에 맞춰 ‘천원 맥주’를 선보이게 됐습니다. 

Q. 출시 후 5일 만에 완판 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남: 천원 맥주인 ‘버지미스터(500㎖)’ 20만캔을 준비했는데 행사 시작 5일만에 다 팔렸어요. 기존 ‘버지미스터’ 물량을 10배 늘려 준비했음에도 이렇게 빨리 완판 될 줄 몰랐습니다. 물량이 너무 빨리 소진돼 점주들이 발주가 안 된다고 전화도 많이 받았습니다.     

Q. 4개 묶음 4000원 즉 ‘1000원’이라는 단가를 어떻게 책정했는지 궁금합니다. 단가를 낮출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남: ‘맥주 한 캔에 1000원’이라는 상징성이 좋아서 가격을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2018년부터 차별화 맥주 중 하나로 ‘버지미스터’를 계속 운영하고 있는데 수입사와 서로 힘을 합쳐서 가성비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해 수입사는 공급가를 낮췄고 세븐일레븐도 본사 마진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버지미스터 캔맥주. [사진=세븐일레븐]

Q. 저렴한 가격 때문에 내부적으로 수익성은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소비자 반응이 무척 좋았는데 상시 판매도 염두에 두는지 궁금합니다. 

남: 맥주 한 캔에 1000원이다 보니까 20만캔을 다 팔아도 매출은 2억원 수준 정도입니다. 하지만 매출을 떠나 20만캔이 다 팔린 거니까 집객 효과는 확실히 본 것 같습니다. 실제 최근 위스키, 와인 등 인기에 맥주 수요가 계속 하락세입니다. 그럼애도 세븐일레븐은 4월 맥주 매출이 전체적으로 올랐는데요. 1000원 맥주를 구매하러 왔다가 다른 맥주나 상품들을 구매해서 점포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물량 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당장 상시 판매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최근 들어 세븐일레븐을 비롯해 업계 전반으로 가성비 주류에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맥주에 관심을 더 두는 느낌인데 실제로 그런지 궁금합니다.

남: 세븐일레븐은 와인, 위스키, 소주 등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고 행사도 진행하고 있지만 메인은 맥주입니다. 요즘 주류 트렌드가 다양화되고 있는데 세븐일레븐은 술의 기본인 맥주와 소주를 놓지 않고 어떻게든 이슈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달에는 보리차 음료 ‘하늘보리’와 손잡고 음료처럼 청량하게 마실 수 있는 라이트 라거 ‘하늘보리맥주’를 출시했습니다. 하늘보리 음료 콘셉트가 ‘나무늘보’인데요. 콘셉트 그대로 ‘맥주 한 캔 마시고 좀 쉬었다 가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앞으로도 분기나 반기에 새로운 맥주 하나씩 개발해 선보일 계획입니다.

Q. 향후 다른 가성비 주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남: 요즘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가격에 민감하다 보니 ‘천원 맥주’ 등 가성비가 좋은 상품이 나오면 판매량은 어느 정도 보장되는 것 같습니다. 저렴한 가격이 곧 제품 구매로 이어지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도 소주, 맥주 위주의 가성비 상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대신 요즘 주류 트렌드가 ‘프리미엄’과 ‘가성비’ 양극화되는 만큼 세븐일레븐도 주종에 따라 전략을 차별화할 예정입니다. 와인, 양주는 원래부터 가격대가 있는 주류라서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할 예정입니다. 반면 맥주나 소주는 대중적인 술은 대용량 등 가성비 있는 상품 제작, 번들 행사 등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love1133994@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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