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시대’를 연 신아일보가 창간 20주년(2023년)을 시작으로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칼럼을 기획했습니다. 매일 접하는 정치‧경제 이슈 주제에서 탈피, ‘문화콘텐츠’와 ‘경제산업’의 융합을 통한 유익하고도 혁신적인 칼럼 필진으로 구성했습니다.
필진들은 △전통과 현대문화 산업융합 △K-문화와 패션 산업융합 △복합전시와 경제 산업융합 △노무와 고용 산업융합 등을 주제로 매주 둘째, 셋째 금요일 인사동에 등단합니다. 이외 △취업혁신 △서민기업이란 관심 주제로 양념이 버무려질 예정입니다.
한주가 마무리 되는 금요일, 인사동을 걸으며 ‘문화와 산책하는’ 느낌으로 신아일보 ‘금요칼럼’를 만나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련 국제기구인 EIC(Event Industry Council)는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의 경제적 중요성(Economic Significance of Business Events Industry)’ 보고서를 발간했다. 격년으로 발간되는 이 보고서는 세계적인 경제연구소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가 2019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비즈니스 이벤트(국제적으로 MICE를 칭하는 용어)의 경제적 중요성을 연구한 것이다. 여기에는 경제, 여행 데이터와 비즈니스 이벤트와 상관관계 분석을 통한 추정 효과를 포함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180개국 이상에서 16억명 이상이 마이스 행사에 참여하고 마이스 행사, 마이스 행사를 위한 여행, 전시업체와 같은 연관업체 지출 등을 통해 1조1500억달러 이상의 직접 지출이 발생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1100만개의 직접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6600억달러에 달하는 직접 GDP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간접적 효과들을 포함하면 마이스를 통한 총생산량 2조8000억달러, 일자리 2750만개 및 1조6000억달러 GDP가 창출됐다.
마이스 산업 직접 산업 규모만으로도 통신장비 산업이나 항공수송 산업 규모를 능가할뿐더러 1조6000억달러 GDP는 전 세계 산업 규모 13위에 해당하고 직접 GDP인 6600억 달러만으로도 전 세계 21번째 산업 규모에 해당한다. 2023년 한국의 GDP는 1조6700억달러다. 글로벌 마이스 산업의 GDP 규모는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에 달하며 직접 GDP 역시 국내 총 GDP의 절반에 이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흥미로운 결과는 직접 지출 1조1500억달러 중 96.5%인 1조1100억달러가 상위 50개 국가로부터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는 마이스 선도 국가일수록 마이스를 통해 직접 소비 창출 및 GDP 기여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도 한국관광공사가 매년 마이스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 보고서는 2022년에 발표됐다. EIC 보고서가 마이스 산업을 통한 직접 지출 및 GDP 창출 금액을 통해 파급효과를 나타냈지만 국내 보고서의 경우는 직접 및 간접 생산유발효과, 소득 유발효과 등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2022년 발표된 ‘2020 MICE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MICE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약 1조8000억원(직접효과 약 1조2000억원), 소득 유발효과 약 4000억원(직접효과 약 32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스에서 생산유발효과는 마이스 행사 참가 또는 서비스 이용이 주최자 또는 참가자의 생산 활동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뜻한다. 직접 지출 외에도 사회, 환경 등에 미치는 효과들을 함께 나타내기 때문에 마이스 행사 참여, 마이스 행사 운영, 마이스 관광 및 전시업체와 같은 연관업체 지출로부터 얻어지는 직접 지출 및 GDP 창출 등 파급효과와 같은 개념은 아니다.
생산유발효과가 GDP 창출과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생산유발효과가 GDP에 긍정적 이바지하는 만큼 서로 규모를 비교해 보면 국내 마이스 산업의 생산유발효과(1조8000억원)는 글로벌 GDP 창출(1조6000억달러·약2000조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이러한 수치는 한국 경제규모를 감안했을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물론 파급효과를 측정하는 범주와 방법이 다른 만큼 위 비교가 정확한 것은 아니다.
특히 EIC의 측정 범위가 공급자, 소비자의 직접 지출, 행사 자체 비용 및 공급망의 직접 지출을 포함하는 반면 파급효과 측정에 사용되는 마이스 산업통계 조사연구의 측정 범위는 시설업을 포함한 마이스 산업의 공급망에만 국한돼 있다. 한마디로 말해 마이스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규모가 다른 것이다.
산업의 발전은 시장의 규모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 시장이 있어야 투자가 이뤄지고 투자가 이뤄지면 기업이 발전하며 인재가 유입될 수 있다. 따라서 마이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현재 공급자 중심의 마이스 시장을 행사 주최자를 포함하는 수요자까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시작은 올바른 산업통계와 더불어 업계 종사자는 물론 일반일들에게도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직접적 파급효과 분석 측정이다.
/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