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에서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4일 검찰로 송치됐다.
일산동부경찰서는 이씨에게 강도살인 및 살인, 사체 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송치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9시 일산동부서에서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경찰이 공개한 증명사진과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 속 얼굴이 달라 포토라인에서 이기영의 제대로 된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됐다.
패딩에 부착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채 포토라인에 서 이씨의 실제 얼굴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피해자 유가족에게 할 말 없냐. 추가 피해자는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살인해서 죄송하다. 추가 피해자는 없다"고 말한 뒤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1시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주겠다고 기사를 파주에 있는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해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과정에서 기사 살해에 앞서 이씨가 지난해 8월 동거하던 50대 여성 B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파주 공릉천변에 매장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씨는 두 건 범행 직후 모두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대출을 받았다. 그 금액은 7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택시기사와 동거녀에 대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택시 기사를 살해할 당시 이씨의 재정 문제 등 정황을 토대로 '강도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옷장에 유기된 기사 시신은 이씨 여자친구에 의해 발견됐지만 동거녀 시신은 아직이다.
경찰은 송치 이후에도 이씨의 동거녀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