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발열 검사 받고…불안한 '등교 개학'
올해 초 한국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커다란 재난을 맞았다. 전 국민은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정부는 관련 대책 등을 세우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인들은 바이러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생활하고 있고, 젊은이들 또한 코로나발 경제 불황 등으로 취업난과 더불어 고용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또 기혼 여성들은 쉴 틈 없는 육아와 살림에 지쳐 자신을 돌볼 겨를 없이 지내다 급기야 ‘주부우울증’으로 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학교 운동장을 누벼야 할 학생들은 온라인 학교를 마주했고, 여전히 코로나19는 건재한 가운데 학생들의 등교 개학은 불안하기만 하다. <편집자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는 ‘원격수업 열심히 들었다’고 써야 할까요?. 동아리 활동 시간은 또 어떻게 채워야할지… 학종 전형을 주력해서 준비해왔는데 한숨 밖에 안 나오네요.”
전남 광주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윤모(19)양은 요새 대입에 대한 걱정으로 잠도 잘 이루지 못한다.
등교수업이 수차례 연기돼 학생부에 적을 내용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필요한 봉사활동 시간 등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준비하던 윤양에게는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황이다.
시름을 앓고 있는 것은 윤양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고3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매일 불안과 분노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을 가장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대입 걱정이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등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대입 환경은 재수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졌다.
특히 수시 전형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불리하다. 학교에 가기 시작했더라도 남은 1학기 기간이 짧은데다, 활동의 제약도 있어 학생부를 채울 내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시를 준비하다가 정시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1차 개학 연기 발표 이후 정시 공부를 병행하는 학생들은 안 그래도 짧은 수면시간이 반으로 줄여가며 공부하고 있다.
특성화고 3학년 학생들의 상황도 좋지 않긴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학생들의 취업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가 됐다.
경기도 수원의 고등학생인 최모(19)양은 “안 그래도 힘든데, 기업의 채용이 월등히 줄었다. 내가 원하는 기업도 올해는 인력을 채용하지 않는다. 친구들의 상황도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왜 하필 우리 때에 이런 일이 터진 것인지 원통스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예술고 학생들에게도 등교 연기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무용, 운동 등을 하는 아이들이 집에서는 연습을 할 수 없는 것이 주요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은 필요한 공간을 빌려 준비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에서 훈련을 하며 ‘뒤쳐진다’는 막연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체육대학을 준비하는 인천시의 방모(19)군은 “집에서 혼자 훈련을 하자니 부상이 걱정되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대입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진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희망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