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 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
[CEO연구] 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09.12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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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이나 형식보단 효율성, 아메바 경영 CEO

▲ 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경영원칙의 핵신은 ‘조직 슬림화’, ‘아메바경영’이다.

김용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사장은 금융계에서 대표적인 실용주의자로 손꼽힌다. 김 사장은 현재 메리츠금융지주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15년 1월 취임과 함께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가 내세운 가치는 단순화, 전문화, 효율화였다.

아메바경영은 몸집이 커지면 여러 개체로 분열하는 아메바처럼 기업의 조직을 소집단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2016년 김 사장은 아메바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전국을 돌며 직원들에게 도입취지와 실행방법에 대해 교육했다.

메리츠화재는 전 직원들이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일에 대한 가치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성과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보상도 핵심가치로 두고 있다.

이를 위해 2015년 3월과 2016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600명 이상의 인원을 감축했다. 조직도 단순화를 위해 ‘지역본부→지역단→영업지점’의 3단계를 ‘지역본부→영업지점’으로 개편했다. 현재는 초대형점포제도 도입으로 본부와 신입육성센터를 없애고 104개 본부(지점)와 교육‧기타제반업무를 지원하는 금융지원센터 11개를 운영 중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사업가형 본부장제’를 도입했다. 사업가형 본부장제는 정규직이던 지점장이 계약직으로 변경해 본부의 실적에 따라 보상을 받는 제도다.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보험업계에서 이전에도 도입했지만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축소하거나 방치했던 제도였다. 하지만 김 사장은 공정하고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통해 보험사 관리체계를 개선했고 철새설계사 양산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지금은 전체 113명의 지점장 중 사업가형으로 전환한 인원이 93명으로 약 83%에 달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다.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 수수료 체계는 2016년 7월 이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일 한 만큼 보상받는 원칙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한 때 이 제도 때문에 GA업계가 불매운동을 벌였지만 김 사장이 GA업계 대표들을 만나 설득에 나서면서 문제를 풀기도 했다.

김 사장은 직원들의 창의성,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율복장, 정시퇴근제도를 도입했다. 비효율적인 보고서 작성도 줄이고 이메일과 전자결제를 주로 활용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김 사장의 단기간 인력감축과 성과주의로 인해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져 긍정적인 효과가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사장 취임 이후 2015년 1713억, 2016년 2578억, 2017년 상반기 2035억 등 사상 최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신아일보] 정수진 기자 sujin2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