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서비스업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거래장부 기술인 ‘블록체인’을 놓고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에 들어갔다.
블록체인은 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기존 금융 회사의 경우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반면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이 2022년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은 구축비용이 적게 들고 보안성이 뛰어나 금융·물류 등 다양한 산업과 접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S, SK C&C, LG CNS 등 IT서비스 업체들은 금융과 물류 산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블록체인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물류 생태계에도 블록체인을 접목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31일 관세청·해양수산부·현대상선·한국IBM 등 10여곳과 민관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을 적용한 물류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SDS는 2015년 블록체인 기술 전담 조직을 처음 만들었다.
최근엔 글로벌 기업 30여곳이 가입한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 단체(EEA)에 한국 기업 최초로 가입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기업형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Nexledger)를 바탕으로 계열사인 삼성카드의 디지털신분증 및 지급결제서비스 등을 개발했다. 이는 금융권에서 국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금융시스템을 구축한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삼성SDS는 공공·의료·제조·유통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SK주식회사 C&C도 기업용의 블록체인 확산에 잰걸음 중이다.
SK C&C는 지난 3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물류 관계자들이 개인간(P2P)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했다.
SK C&C의 물류 서비스는 선하증권과 신용장 등 각종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원본임을 보장하고 유통하는 구조다. 컨테이너 화물의 위치 및 관리 정보는 자동으로 수집되고 물류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LG CNS는 2015년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을 개발했다.
최근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업무 협약을 맺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접목해 국내에 제공할 계획이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