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생각한 다음 달 경기전망이 전달에 비해 약간 상승했다. 경제계에서는 이것을 놓고 기업들의 경제 활동 심리가 조금씩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최근 진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4월 전망치가 93.3이었다. 지난달에는 92.1을 기록했으며 2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
BSI 전망치가 100을 넘기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 100 아래면 반대로 해석하면 된다.
2월 전망치로 87.7을 기록한 이래 두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기업 심리가 바닥을 쳤고 계속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3월 기업 실적치도 전달(88.1)에 비해 껑충 뛴 95.9였다.
4월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91.2)은 3월(88.6)에 비해 올랐지만 비제조업(96.0)은 전달(96.6)보다 약간 하락했다.
3월 실적치(95.9)를 업종별로 들여다보면 제조업은 전달(80.8)에 비해 18.3 오른 99.1을 기록했다. 비제조업은 5.2 떨어진 91.9였다. 부문별로는 자금 사정, 고용을 뺀 전체 부문의 실적치가 2월 실적치보다 올라갔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지난달 화장품 수출이 증가한 것도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은 4억500만달러(4500억원)였다. 지난해 같은 달 보다 82.8% 증가했고 1월 수출도 3억달러(약 3300억원)로 26.0% 늘었다. 올해 1∼2월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때 51.6% 늘어난 2억7000만달러(3000억원)이었다.
경제계 인사들은 경기회복 움직임을 환영하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최근 경기회복 움직임이 나타나는 이유로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 미국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와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기대감 등을 지목했다.
또 한동안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면서 내수 소비가 얼어붙었으나 최근 대중들의 심리가 안정되고 있고, 따뜻한 봄이 찾아온 것도 경기회복 움직임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권혁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며 “ 기업심리지수인 BSI도 계속 기준점(100)이하”라고 말했다.
화장품 중국 수출 전망에 대해서도 실상을 냉철히 뜯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화장품협회 중국 화장품 수출 집계에 대해 “한국의 수출 중 화장품은 0.66%에 불과하며 그 중에서 중국이 37%”라며 “면세점 영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보복은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고 면세점은 이달 중순부터 전년대비 50% 줄었다”고 지적했다.
또 “화장품 수출 중에는 중국 현지법인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섞여 있어 중국 업체가 한국에서 수입을 했기 때문에 화장품 수출이 증가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