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관련 검찰에 소환됐던 SK그룹 전·현직 최고위 임원 3명이 18시간 조사를 받고 17일 새벽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9시 34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 김창근 전 의장은 18시간가량 밤샘조사를 받고 17일 오전 4시께 귀가했다.
김영태 전 부회장은 김창근 전 의장에 조금 앞서 귀가했지만, 이형희 대표는 17일 오전 5시까지 19시간가량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조사를 벌인 것은 21일 박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과 SK 사이의 뇌물수수 의혹 확인을 위해서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처음 수사할 때도 최태원 SK 회장과 김창근 전 의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최 회장의 특별사면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간의 대가성 여부를 살펴봤다.
당시 검찰은 면세점 특혜 의혹은 물론 SK 계열사 세무조사, SK텔레콤의 주파수 경매 낙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시도 등 그룹 현안과 관련해 정부 측에 협조를 기대했는지 여부 등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SK 측 수뇌부와 함께 17일 오후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을 토대로 SK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단서를 포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형희 대표의 경우 2015년 SKT 부사장 시절 청와대의 중소기업 제품 납품 주선 의혹과 관련해 안 전 수석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앞선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안 전 수석은 2015년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최 회장의 광복절 사면을 검토했고, SK 측에 결과를 알려줬다고 검찰과 헌법재판소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김창근 전 의장은 '하늘 같은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문자를 안 전 수석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SK 고위 임원 줄소환과 관련해 "추가로 확보된 증거자료 등을 확인하고자 불렀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룹의 여러 현안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SK 측은 "최 회장이 사면받을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은 언급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서로 연관이 없다"며 김 전 의장의 문자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였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