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항생제의 오남용을 경고하는 의학 보고서가 발표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자산관리 부문 회장을 지낸 경제전문지 짐 오닐은 2년에 걸쳐 작성한 관련 보고서를 통해 항생제 내성(AMR) 급증에 따라 제왕절개 수술이나 인공관절 수술 및 항암화학요법 등이 매우 위험한 치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시급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약품 내성에 따른 감염으로 오는 2050년이면 매년 1000만명이 사망하게 될 것이며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약품에 대한 내성은 통상적인 감기와 같은 가벼운 증상에 항생제나 항곰팡이제같은 약품을 과다 사용함으로써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약품 과다 사용으로 특정 의약품에 대한 인체 면역시스템의 저항력이 커지면서 일부 증상의 치료가 힘들어지고 이른바 MRSA로 불리는 슈퍼버그도 등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보고서는 영국의 경우 항생제 전체 사용량의 45%가 돼지 등 가축 사육에도 투입되고 있어 돼지고기 소비를 통해 인체로 옮겨져 내성을 더욱 높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항생제 내성 증가로 한때 항생제로 용이하게 치유됐던 결핵이나 성병 등이 다시 난치병화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제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미 기존 항생제로 치유가 힘든 난치성 결핵(XDR-TB) 등이 등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항생제 사용 증가로 야기될 엄청난 인체 및 경제적 비용을 피하기 위해 점증하는 항생제 사용을 중지시키기 위한 긴급 조치를 촉구했다.
오닐은 항생제 사용 폐해를 알리기 위한 공공캠페인과 일부 핵심 항생제에 대한 사용제한, 그리고 가축에 사용되는 의약품에 대한 과세 등을 제안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오닐 보고서의 건의에 동의하며 “우리가 글로벌 차원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항균 내성이 인류에 현재 암보다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오스본 장관은 또 이는 단지 건강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경제적 비용 역시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